울산‘겨울나기 대책’에 빈틈은 없나?
울산‘겨울나기 대책’에 빈틈은 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19 1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 문턱에 접어든 탓인지 날씨 변덕이 심한 편이다. 첫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온기가 대지를 감싸기도 한다. 시민들의 겨울나기도 그만큼 벅차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절실한 것은 ‘멀리 내다보고 미리 대처하는’ 관계 당국의 선제적 행정이라고 본다. 늘 그래왔듯이, 늑장 대응은 민원을 눈덩이처럼 쌓이게 할 수도 있다.

지난 18일 이른 아침(오전 5시 30분쯤), 밤사이 내린 눈으로, 남구 신두왕로 고가도로에서 일어난 차량 11중 추돌 사고도 선제 행정의 부재 탓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찰은 이날 사고의 원인을 일단 ‘빙판길 미끄럼’으로 추정했다.

겨울나기 대책을 울산 지역 지자체 중에서는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울주군에서 가장 먼저 내놓았다. 대설과 한파 등 겨울철 재난에 대비해 마련한 ‘2023년 울주군 겨울철 재난상황 대응계획’은 지난 17일 발표됐다. 이 계획의 시행 기간은 이달 15일부터 내년 3월 중순까지 4개월간이다.

울주군의 겨울철 자연재난 대응계획은 분야가 다양하고 내용이 촘촘하다. ‘자연재난관리 협업기능 대응체계’는 통틀어 13개 유형이나 된다. 재난 발생 시 각자의 임무와 역할 수행,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비상연락망 유지도 이들 유형을 따라서 한다. 도로 제설, 한파 대응, 농작물 피해 줄이기, 취약계층 보호는 그중에서도 중점 관심사다.

특히 빙판길 미끄럼 사고가 나지 않도록 △상북면 석남로(배내터널 일대) △청량읍 상작길 △범서읍 지지고개 △삼동면 하늘공원 진입로 △삼동로 삼동교차로~하작교차로 구간 등 5곳은 자동 제설(除雪)·제빙(除氷)시스템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미리 짜두었다. 한파(寒波)에 대응하기 위한 한파대책 TF팀은 6개 부서 7개 반 10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다른 4개 자치구와 울산시 나름의 대책도 곧 선보이게 될 것이다. 다만, 도농(都農)복합형인 울주군과 달리 4개 자치구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일이 따로 있을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시내버스 승강장 대기실의 ‘한파 대비 보온(保溫) 대책’이다.

그런데도 어수룩한 구석이 아직도 눈에 띄어 신경이 쓰인다. 남구의 경우 문이 달리지 않은 개방형 버스 대기실은 찬바람이 불거나 눈보라가 치면 바람과 눈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 눈이나 비로 빙판길로 변할지 모르는 도로에 열선(熱線)을 묻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남구 신두왕로 고가도로의 11중 추돌 사고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겨울나기 대책’은 시민들의 인명피해, 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와도 같은 것이다. 울산시와 5개 자치구·군은 ‘전국 모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