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태화강 억새꽃밭을 명소로
남구 태화강 억새꽃밭을 명소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1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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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변 억새군락지에는 하얀 억새꽃들이 가을바람을 타고 햇살을 받으며 화려한 군무를 연출하고 있다. 이곳에는 요즘 억새꽃이 활짝 펴서 하얀 솜털 같은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장관을 이루고 있어 혼자서 보기가 아쉬울 만큼 아름답다.

울산 태화강의 억새밭은 태화강 국가정원의 십리대숲 못지않게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다. 북구의 명촌 억새밭에 가보면 운동을 하는 사람과 억새밭 사이를 걸으며 억새꽃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는 사람들을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태화강 하류 명촌교와 학성교 사이에 있는 넓은 억새밭도 그 규모가 매우 크다. 그러나 강변을 운동 삼아 걷는 사람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이 드문드문 지나갈 뿐 억새꽃을 감상하러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운동을 위해 거의 매일 태화강변을 걸으면서 억새밭 쪽으로도 자주 가는 편이다. 하지만 이곳은 한낮에 가 봐도 사람을 보는 일이 가물에 콩 나듯 한다. 억새밭은 봄여름에는 푸른 잎이 싱그러움을 주고, 가을에는 간월재에 올라가야 볼 수 있는 억새꽃을 도심에서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것은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강변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기가 쉬워도 조금이라도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곳에 사는 분들은 접근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억새밭 가까운 강변에 차를 세워둘 수 있는 주차공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외곽지에 있는 카페나 식당도 주차장이 있으면 일부러라도 찾아간다. 하지만 시내 식당에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판다 해도 주차공간이 없으면 잘 찾지 않는다. 억새밭도 마찬가지다. 주차공간이 없으니 시민들이 자주 찾아올 리가 없다.

남구청에서는 태화강변에 많은 예산을 투자해서 축구장과 롤러스케이트장도 만들어 놓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이고 비어있을 때가 많다. 이것도 접근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최근에는 억새밭 주변에 배수로 공사도 했고 매년 마른 억새도 베내가면서 관리하는데 시민들의 관심은 그다지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남구 둔치의 억새밭을 시민들의 사랑받는 명소로 거듭나게 하려면 첫째, 주차장부터 설치해야 한다. 태화강변 쪽 아데라움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웰가 앞에 작업 차량이 강변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가 있다. 이곳에 신호대를 설치해서 진입로를 활성화하고, 바로 아래 잡초만 무성한 넓은 빈터에 주차장을 설치하면 어떻겠는가?

억새밭도, 축구장과 롤러스케이트장도, 학성교에서 시작되는 맨발 걷기 황톳길도 접근하기가 한층 더 쉬워질 것이다. 축구장, 롤러스케이트장을 설치할 정도이면 주차장을 설치하는 문제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둘째, 억새꽃밭 가운데를 걸으며 억새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나무다리 길’을 설치하면 어떻겠는가. 순천만 갈대밭에도 나무다리 길이 있고 북구 명촌 억새밭에도 나무다리 길을 만들어 놓아 편하게 걸으며 억새꽃을 감상할 수가 있다. 억새는 사람 키보다 더 높게 자라기 때문에 억새밭 옆에 있는 산책로를 지나가다 보면 억새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고 억새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힘들다. 나무다리 길이 그래서 필요하다.

억새꽃이 다 지고 억새 대가 마르면 새싹이 나기 전에 억새 대를 베는 작업을 한다. 나무다리 길을 그 시기에 설치한다면 억새가 자랄 때부터 억새꽃이 피고 질 때까지 제대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만 되면 태화강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철새들도 감상할 수가 있어 남구 둔치의 억새밭도 많은 시민이 찾는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는 상상이 상상 그 이상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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