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수험생, 지역사회가 보듬어야
수능 이후 수험생, 지역사회가 보듬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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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험생 50만 4천588명과 그 가족·친지, 교육·행정 관계자와 경찰, 운수 종사자와 자원봉사자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날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능시험 날짜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15일 예비소집 날, 수험생들은 선생님의 주의 말씀을 놓치지 않고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수능일은 조용히 넘어가는 일이 드물었다. 버스나 택시를 놓쳐서, 시험장을 잘못 찾아서, 아니면 수험표를 못 챙기는 바람에, ‘지각 입실’의 쓴맛을 다시곤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평상심을 유지하는 일이다.

예비소집 날, 선생님은 이렇게 당부했을 것이다. “시험장에는 오전 6시 30분부터 출입할 수 있고, 시험실에는 오전 8시 10분에 수험표와 신분증, 도시락을 갖고 들어가야 한다.” “시험장에는 휴대전화, 전자사전 등 어떤 전자 기기도 가져가면 안 되고, 모르고 가져왔다면 1교시 시작 전에 전원을 끈 후 감독관에게 맡겨야 한다.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부정행위로 몰려 시험은 무효 처리되고, 제1 선택 시간에 제2 선택 문제지를 보아도 부정행위로 몰린다.”

이번 수능에 울산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 1만119명이 응시한다. 울산도 그렇지만 이번 수능은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이 유난히 많다. 재학생은 64.7%,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은 31.7%이고. 검정고시생은 3.6%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28년 만의 최고기록이다.

‘의대 열풍’과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반수생 가세’ 현상 때문이지만, 그만큼 재학생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그 때문에 ‘수능 이후’가 큰 걱정이다. 첫 수능에서 좌절을 맛보는 재학생들이 의외로 많이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경기도 수원시 태장고 3학년 7반 담임선생이 14일 학생들에게 종이에 적어 건넸다는 ‘애정 어린 담임의 마지막 잔소리’가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그가 종이에 쓴 글에는 이런 글도 있었다. “가채점 결과 설령 점수가 좀 낮다고 해도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 수고한 자신에게 격려해줄 것!”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말, 옳은 말씀이다. ‘수능 이후’의 관리도 ‘수능 당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능 이후’ 대책이라면 세종시교육청이 한발 앞서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마련한 ‘수능 이후 학년말 학생 안전과 내실 있는 학사 운영 지원 계획’을 각 학교에 안내한 것은 지난 15일이었다. 세종시교육청의 세부지침은 △교내·외 생활지도 강화와 △16일(수능일)~12월 31일 ‘학생 안전 특별기간’ 운영이다. 이 기간에는 △마약과 같은 약물 오남용 예방, 성폭력 예방에 대해 홍보하고 △학생의 정서적·심리적 지원도 계속한다.

울산시교육청이 곧 내놓을 ‘수능 이후 대책’도 이와 같을 것이다. ‘가채점 결과 점수가 좀 낮다고’ 수험생들이 자포자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면 지역사회 전체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옛 속담이 생각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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