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
“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
  • 김정주
  • 승인 2023.11.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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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봤습니다-윤성종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학장
울산캠퍼스 학장 부임 후 2년 연속 우수캠퍼스 1위
명장·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우수한 교수진
경단녀 재취업·인문계 고3 위탁 무료교육 성과
윤성종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학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캠퍼스 졸업 취업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성종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학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캠퍼스 졸업 취업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술을 빚다, 일자리를 잇다.’ 학장실이 있는 캠퍼스 본관을 들어설 때 방문객들을 맞는 것은 인상적인 구호와 홍보문구들이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건 홍보물 속의 수치들.

“취업률 85.4% 울산 지역 내 대학 중 1위”에다 몇 가지가 더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2022년 평가’에서 전국 119개 부서 중 울산캠퍼스 교학처가 전체 1위, 행정처가 2위를 차지했고 전국 34개 부서 중 울산캠퍼스 산학협력처가 전체 2위를 차지한 사실이다. “학교 생기고 전무후무한 일”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에너지산업설비과 학생들이 국제선급(ABS) 자격 시험에 열중하는 모습.
에너지산업설비과 학생들이 국제선급(ABS) 자격 시험에 열중하는 모습.

 

◇보수적 분위기 바꾸고 경영평가 목표 달성에 매진

이 같은 업적은 윤성종 학장(61)이 부임한 지 1년 반도 안 돼 나타난 가시적 변화다. 윤 학장이 공모를 거쳐 울산캠퍼스 학장으로 부임한 시기는 2021년 6월 1일. 내년 5월 31일이면 3년 임기를 다 채운다.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상복(賞福)이 주렁주렁 영글었을까? 비결은 ‘비범한 조직 관리’에 있었다.

학장 부임 전 이력을 슬쩍 들여다보았다. 집히는 게 있었다. 눈길을 끈 것은 ‘해양수산부 공무원노조 위원장’과 ‘국립수산과학원 공무원노조 위원장’ 이력. ‘조직 관리의 달인’ 윤 학장도 그런 이력 덕분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인다. “보수적인 학교 분위기를 바꾸고. 경영평가 목표에 맞게 전 직원들과 함께 뛰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윤 학장은 ‘오자마자 취업률 1위’의 영예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는 올해도 전국 35개 캠퍼스 중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실제로 울산캠퍼스는 ‘2년제 학위 과정’ 평가에서 ‘2021년 취업 성과 우수캠퍼스 1위(취업률 83.1%)’, ‘2022년 취업 상승률 우수캠퍼스 1위(취업률 85.4%)’로 2년 내리 축포를 터뜨린 바 있다.

그 사이 대학 환경개선에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21년 부임하자마자 현대자동차 노조의 협조로 대학발전기금 5천만원을 유치한 일, 2022년 울산시와 중구청의 도움으로 체육시설개선사업비 3천만 원을 지원받은 일, 2023년 울산시로부터 환경개선사업비 1억 원을 유치한 일이 그것. 이 지원금으로 현재 공사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학생들이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활기찬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환승 교수의 강의에 전기과 학생들이 열중하고 있다.
노환승 교수의 강의에 전기과 학생들이 열중하고 있다.

 

◇“취업률 85.4% 1위 뛰어난 직원·교수 덕분”

취업률 85.4%(2022년 대학정보 공시 기준)!! 이 보람이 입소문을 탄 덕분일까? 전국 대학들이 신입생 감소로 울상짓는 와중에도 울산캠퍼스는 입시 모집에 자신감을 내보인다. 2년제 학위 과정 모집 정원의 80%를 뽑는 2024학년도 수시 1차 모집에서 1년 전보다 50명이 더 많은 359명이 응시한 것. 그래서일까. ‘울산폴리텍대학! 입학이 곧 취업!’이란 홍보문구가 허튼 말로 들리지 않는다.

자신감의 원천은 다른 데도 있었다. ‘우수한 학생’ 못지않은 ‘뛰어난 직원’ ‘우수한 교수진’이 그 비결. “박사, 기술사, 명장에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까지 망라된 조직이 우리 교수진이지요.” 윤 학장의 말에는 힘이 들어있다. 현대중공업 출신으로 용접 분야의 ‘커리어 그랜드슬램’(Career Grand Slam=4관왕 : 용접기능장+공학박사+용접기술사+국제기술사)의 뜻을 이룬 권순두 교수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능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오세희 교수(기계과)와 동메달리스트 정종민 교수(에너지산업설비과)의 빼어난 실력도 윤 학장에겐 대단한 자랑거리다.

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의 신입생 모집 홍보 전단.
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의 신입생 모집 홍보 전단.

 

◇두 중심축… ‘2년제 학위과정’+’비학위 직업훈련과정’

중구 산전길 155(동동)에 자리한 한국폴리텍대학(Korea Polytechnics) 울산캠퍼스. 이 캠퍼스는 두 갈래 축에 의해 움직인다. △‘2년제 학위(學位) 과정’과 △‘비학위(非學位) 직업훈련 과정’이 그것. 이와는 별도로 남구 테크노산업로 81번길 4(두왕동)에는 ‘석유화공정기술교육원’이 자리 잡고 있고, 윤 학장은 교육원장직도 같이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는 ‘산전길 울산캠퍼스’만 겨냥하기로 한다.)

2024년도 신입생 모집 요강에 따르면, 2년제 학위 과정에는 △전기과 △AI산업안전시스템 △기계시스템 △자동화시스템과 △에너지산업설비과 △신소재화학 등 모두 6개 학과가 있다. 학생 수는 1∼2학년 통틀어 700여명. 이들은 2년 내내 기술을 익히면서 각종 자격증 취득과 씨름한다. 그 결과 얻은 것의 하나가 ‘취업 상승률 우수캠퍼스’란 칭호다.

“왜 이런 말도 있잖습니까? ‘취업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는…. 우리 학생들, 정말 이 말의 주인공이지요.” “취업 의지가 있는 학생은 반드시 취업을 하고 맙디다.”

말을 꺼낸 윤 학장의 어깨너머로 ‘2022, 12. 31’이란 날짜의 표창패가 시야에 잡힌다.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이사장 조재희’란 글씨와 직인도 또렷하다. “위 캠퍼스는 2022년도 2년제 학위 과정에서 우수기술 인력 양성과 전년 대비 취업실적 상승률이 매우 우수하므로 이 패를 수여합니다.” ‘1위 취업률 84.5%’는 거저 굴러 들어온 횡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경단녀 재교육’, ‘인문계 고3 위탁교육’도

그렇다고 비학위 직업훈련 과정이 그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기할 만한 나름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산학협력처 산업체 재직자 교육 및 만 40세 이상 중장년층의 재취업 길잡이 ‘위탁교육’을 거쳐 가는 교육생 숫자만 해도 연간 3천 명을 헤아린다. 남성들이 선호하는 기술교육은 대부분 용접, 기계 분야.

교육생 중에는 여성도 빠지지 않는다. 윤 학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여성 80%는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가정주부들이지요. 가죽공예. 코팅지도사, 창작진로인성강사 양성 교육도 받는데 자격증을 따게 되면 대부분 취업이 이루어집니다. 새 직장을 얻거나 창업을 하거든요.”

알고 보니 울산캠퍼스를 지탱하는 두 중심축 외에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인문계 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고교 위탁교육’이란 것이다. 학교 추천 과정을 거쳐 올해는 15명이 1년 코스의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점심도 교육재료도 무료다. 본인 희망에 따라 대기업 자동화 분야 일자리에 취업하거나 대학 진학에 나서기도 한다.

◇학부 전공 ‘수산생물학’, ‘적조 황토방제법’ 최초개발

윤성종 학장이 거쳐온 학부와 전공은 전혀 뜻밖이었다. 부산 부경대(학사·석사 과정)와 경성대(박사 과정)에서 ‘수산생물학’을 전공했던 것. 최종 학위는 ‘이학박사’이고, 자격·면허증은 일반행정사(2015), 기술행정사(2014)보다 ‘수산양식기사(1996)’를 먼저 취득했다.

이를 발판으로 따낸 발명특허는 8건, 실용신안특허도 2건이 있다. 발명특허 가운데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적조 방제를 위한 황토 분쇄·살포 장치 및 방법(2001)’. “물론 저 혼자가 아니라 팀원들과 같이 이뤄낸 성과지요.” 이 업적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위력을 뽐내고 있다. 저서로는 ‘수산 종자 방류사업 가이드북(2012)’ 등이 있고, 국내외 학술지에 실린 논문만 해도 17편이나 된다.

탄탄한 그의 학술적 바탕은 그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직 공무원 울타리에만 묶어두지 않았다. 한국수산자원공단 실장과 센터장 자리에도 올라 숨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데 비옥한 밑거름이 됐다. 수상 실적도 만만치 않다.

△울산교육청 교육감 표창(2022) △강원도지사 표창(2018) △한국수산과학회 사조학술상 우수연구논문상(2009, 한국수산과학회장) △수산과학 기술발전 유공자 포상 우수연구원상(장려상)(2004, 국립수산과학원장) △해양수산 신지식인 공무원 포상(은상)(2002, 해양수산부장관) △제36회 “발명의 날” 유공자(공무원 발명 부문) 포상(2001, 특허청장)은 그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백지현 여사와의 사이에 두 딸…‘자식 농사도 박사급’

다부진 체구의 윤 학장. 그의 취미는 등산이고 지리산, 한라산 등반 경험은 기본이다. 다만 요즘은 학사일정을 챙기느라 바빠서 가지산을 비롯한 영남알프스 격주 산행 정도로 아쉬움을 달랜다.

종교는 천주교. ‘토마스 모어’란 영세명까지 받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냉담 딱지가 붙었다. 하지만 가정은 가톨릭 분위기이고, ‘자식 농사도 박사급’이란 말을 주위에서 듣는다. 부인 백지현 여사(57, 대졸, 전업주부)와의 사이에 다현(33), 다인(29) 두 자매를 두었다.

“건축학 전공인 큰딸은 현재 독일 아헨공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고, 토목학 석사 졸업생인 작은딸은 부산항만공사에 다니고 있지요.” 그러면서 한 번 더 웃음을 보인다. “둘째가 언니보다 먼저 결혼을 했다”면서….

본인과 학생들에게 두루 통하는 인생 좌우명이 궁금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Never give up, chase your dreams.)”, 또 다른 하나는 “뜨거운 가슴으로 즐겁게 살자.”라며 말을 맺는다.

글=김정주 논설실장·사진=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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