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 특집]전국 맨발걷기 열풍… 울산 명품 해안길 ‘주목’
[창간16주년 특집]전국 맨발걷기 열풍… 울산 명품 해안길 ‘주목’
  • 최주은
  • 승인 2023.11.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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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 치료·우울증 완화 효과… 상처·물집은 조심해야대왕암공원·강동 맨발길 정비하면 힐링효과 극대화 가능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 전경.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 전경.

 

비록 대한민국 산업수도지만 울산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도 유명한 도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과 강동해안길은 일찍부터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국적으로 맨발걷기 열풍이 불면서 울산의 수많은 길들 가운데 독보적인 자연풍광을 지닌 이들 해안길에 대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 걷는 거 해안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을 맨발길로 조성하자는 것. 이에 본보는 울산에서도 익히 불고 있는 맨발걷기 열풍 소개와 함께 해안도시인 울산만이 누릴 수 있는 특색있는 해안 맨발길 조성과 관련해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과 강동해안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구·군마다 황톳길 조성 분주

최근 전국적인 맨발걷기 열풍 속에서 걷기 인구 유치를 위한 울산지역 기초단체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시 남구는 태화강 그라스정원 인근에 조성한 황토 맨발길을 찾는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태화강 황토 맨발길’ 확장 공사를 최근 완료했다.

남구에 따르면 기존의 태화강 황토 맨발길은 그라스정원 입구에서 번영교 하부 부근까지 폭 1.5m, 연장 1km였다. 하지만 공사를 통해 번영교 하부에서 학성교까지 폭 3m, 연장 1.5km로 확장했다.

황톳길 맨발걷기 열풍의 시작점인 울산시 중구 황방산은 자연 황토로 조성된 산으로 한 TV 건강프로그램에서 ‘효능 좋은 곳’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곳은 평일 하루 2천명, 주말에는 4천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구는 최근 임시주차장을 설치했고 ‘황방산 건강관리 관광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다른 기초단체들의 경우 전국적인 맨발걷기 열풍에 편승해 현재 코스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구의 경우 염포산과 마골산 일부 구간에 맨발 등산로가 조성된 가운데 현재 확대 조성이 진행 중이다. 특히 마골산 옥류천 일원 등산로의 경우 예산까지 확보하고 설계까지 마친 상태다.

북구는 맨발산책로에 대한 주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등산로와 공원에 잇따라 맨발산책로 조성에 나서고 있다.

앞서 동대산 등산로에 1km 정도의 맨발산책로를 만들었으며 이달 중순까지 신천동 신천공원 송림 일원 산책로 1.3km를 정비해 맨발산책로를 조성 중이다.

맨발걷기 울산 시민운동본부 활동 모습. 사진제공=맨발걷기 울산 시민운동본부
맨발걷기 울산 시민운동본부 활동 모습. 사진제공=맨발걷기 울산 시민운동본부

 

◇맨발걷기, 건강과 힐링 효과로 동호회까지

맨발걷기 열풍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힐링과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다. 중장년층이라면 대부분 수면 장애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달고 다닌다. 하지만 맨발걷기를 하면서 이 같은 성인병을 자연 치유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건강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심장의학자인 스티븐 시내트라 박사는 맨발 걷기가 우리 몸의 혈액을 희석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10명의 건강한 사람이 최소 1시간 30분 이상 접지(발이 땅에 닿는 것)했을 때 혈액의 점성이 접지 전보다 평균 2.7배 묽어지고 혈류 속도도 2.68배 빨라졌다.

또 대한통합의학회지에 실린 차의과학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맨발 걷기의 건강상 이점을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연구팀은 “신발을 신으면 맨발로 걸을 때보다 보폭이 길고 발등을 더 많이 굽히게 된다”며 “발이 땅에 닿을 때 충격력이 더 클뿐더러 압력 분포가 고르지 못해 통증 개선과 운동 효과 등에 차이가 나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영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촉진돼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수면의 양과 질도 향상될 수 있는 등 다양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맨발걷기 동호회에 가입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맨발걷기 울산 시민운동본부에 따르면 2021년 10명에 불과했던 회원은 올해 680여명까지 늘어났다.

맨발걷기 울산 시민운동본부 이병주 이사는 “맨발걷기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동호회를 시작해 그 당시엔 맨발로 걸어다니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며 “하지만 맨발걷기가 주목받으면서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원한 공기와 햇볕을 쬐며 운동을 하다 보면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건강도 함께 챙길 수가 있다. 실제로 회원 중에는 맨발걷기를 하면서 우울증이 치료됐다는 이들이 적잖다”며 “앞으로 집 앞 등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람 맨발걷기 피해야 한다

건강에 특효약인 맨발걷기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발 모양을 잡아주고 외부 오염 물질로부터 보호해주던 신발을 신지 않기 때문에 상처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흙길이나 등산로에선 동물의 분변 등으로 인해 파상풍에 걸릴 위험도 있다.

무엇보다 발에 상처나 물집이 있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발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이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 미생물 등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맨발로 걸을 경우 바닥의 돌이나 울퉁불퉁한 표면, 깨진 유리 등 다양한 위험 요인으로 인해 상처가 생기기 쉽다. 이때 생긴 상처를 통해 쉽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황일영 전문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뇨병성 족부병증으로 발궤양이 진행될 경우 절단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맨발걷기를 권유하지 않는다”며 “맨발과 땅의 접촉은 신발이 없기 때문에 쿠션감이 없어 무릎이나 발목 등 발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편한 운동화나 워킹화, 등산화 등을 신고 걸으면 관절이 받는 압력을 발바닥 전체로 분산시키지만 맨발로 걷게 되면 관절이나 인대, 힘줄 등 근골격계에 무리를 주면서 족부 족관절에 다양한 질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며 “평소 근육이 빠지거나 관절염이 있는 사람의 경우 산지보다는 평지의 숲이나 공원을 걷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가 온 뒤에는 바닥이 평소보다 미끄러워 낙상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하고 당뇨병, 족저근막염, 관절염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하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날씨에도 발바닥 화상이나 동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만의 특별한 ‘명품 해안 맨발길’ 조성 서둘러야

울산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걷고 싶은 ‘명품 해안길’이 즐비하다. 특히 동구 일산해수욕장의 경우 일찍부터 맨발걷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10~20여명의 사람들이 모래사장을 밟으며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주로 일산해수욕장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일산동행정복지센터 앞~일산해수욕장 행정봉사실~별빛광장까지 총 800m 구간을 1~2회 왕복한다.

이런 가운데 현재 일산해수욕장 중심의 맨발걷기를 인접한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로 코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이 지닌 탁월한 해안절경이 맨발걷기와 접목되면 이른바 ‘명품 해안 맨발길’로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항시가 선정한 맨발로 30선에는 바다와 강, 산이 어우러진 지역적 특성을 잘 살려 빼어난 경관의 동해바다와 형산강을 조망할 수 있고,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숲을 체험할 수 있는 맨발길이 모두 포함돼 있어 향후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울산도 해안 맨발길의 관광상품화를 위해선 먼저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을 중심으로 인접한 일산 일산해수욕장과 슬도까지 하나로 길게 연결할 필요가 있다. 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운동 효과는 물론 ‘해수욕장-대왕암송림-해안둘레길-슬도’로 이어지는 바다 풍경을 통해 힐링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왕암공원 해안둘레길이 동구를 대표하는 해안길이라면, 마찬가지로 바다를 띄고 있는 북구에는 강동 해안길이 있다. 강동해안길은 코스가 총 7개이며 믿음, 윤희, 연인, 부부, 배움, 사색, 소망을 테마로 각각 3~5km 정도의 길이로 이뤄져 있다.

강동 해안을 총 7개로 나눠 해당 해안과 가까운 산과 들, 마을, 각종 위락시설 등을 연계해 각각의 코스를 만든 것이다. 이곳 역시 맨발걷기 코스가 조성된다면 바다절경을 품은 해안 맨발길로 포항처럼 전국적인 관광상품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역 한 맨발걷기 동호인은 “맨발걷기 코스 조성이라는 게 별 게 없다. 그냥 코스 양 끝에 신발장과 세족장만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노면관리만 하면 된다”며 “그만큼 적은 예산으로 관광상품화가 가능한 만큼 동구와 북구의 관심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최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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