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 말~ 울산 문화예술은 지금…
말, 말, 말~ 울산 문화예술은 지금…
  • 김하늘
  • 승인 2023.11.09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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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화활동가 4인 인터뷰

서울과의 경제적 격차로 젊은세대 공연활동 꺼려
선진도시 평가 소득 못지않게 문화예술도 중요
지역 예술인들의 지역 권리 보장법 만들어져야
창작 공간 생기면 수준높은 문학도시 울산 될 것

울산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울산시 문화예술 산업 정책의 현황과 미래를 고민하며 목소리를 냈다. 현재까지 울산의 문화 예술 활동은 주로 창작활동에 한정돼 있어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예술인이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이는 문화 예술 활동을 하기에 안전한 환경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이러한 울산시 문화예술 분야의 현주소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 마련이 필수적이라는게 이들의 의견이다. <편집자 주>

 

 

◇ 대중문화 예술인의 대우·인식개선 필요

사)울산시연예예술인협회 백서현(사진) 사무국장은 울산시 문화예술 분야의 현주소에 대해 “울산이 타도시보다 문화행사나 축제가 많기 때문에 예술인들의 활동 기회도 늘어났지만 예술인들에 대한 대우 및 처우,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흔히 순수예술이라고 하는 클래식과 같은 분야는 예술로서 인정을 받는 편이지만 대중음악은 그렇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백 사무국장은 이어 “올해 울산시의 예산이 축소되면서 문화예술 행사들도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일부 특정 예술인들이 시장을 독식하는 현상이 눈에 띈다. 지역 예술인들의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서울과 울산에서의 공연활동 간의 경제적 격차가 크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격차로 인해 울산에서의 활동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년 전과 현재의 활동비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을 이야기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울산시의 정책과 예산 분배에 대해선 “울산시가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동시에 예산 삭감 시 문화예술 분야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또한 청년이 문화예술을 주도해야 한다는데,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것이 특정 단체와 개인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공모사업을 통해 청년 예술가를 발굴하려고 하지만, 신생 예술단체의 경우 평가 기준이 높아 기존에 실력이 좋던 예술가들이 지속해서 지원받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 예술인을 위한 법 제도 강화해야

사)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 김구대 사무처장(사진)은 “매년 울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던 예술단체 지원사업이 이번 관광재단과 문화재단 통합과 동시에 예산 책정이 되지 않아 없어졌다. 이로 인해 다수의 예술단체가 정기공연을 개최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올해 법정 문화도시 사업 첫해인데 문화도시 사업에 책정된 예산으로 이달에 하는 울산 문화박람회, 에이팜 공모사업이 있었고 사업에 선정돼 공연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요즘 추세가 문화 민주화가 아닌 문화 민주주의로 가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는 관주도가 아닌 민간주도 형식으로 발전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한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권이 시작된 이후 문화산업이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며 “부수적으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예술인 지휘와 권리 보장법 등 조례들이 있다.

조례를 각 지역별로 만들고 있는 추세였고 경기도 광주가 지난해 만들었다. 울산도 예술인 지휘와 권리보장 조례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었는데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인 지역 권리 보장법이 만들어져야 된다. 실제로 있기는 하지만 너무 부실하다. 문화생태계를 선순환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법제도가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울산 문화예술 생태계 현주소에 대해 그는 “현재 문화예술 관련 권력 구조가 관주도이고 민간에 예총과 민예총, 문화원이 있는데, 너무 수직적 구조다. 수평적인 지배구조가 필요하다.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전환점에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존 예총, 민예총, 문화원연합회 등과 같은 단체는 그럴 수가 없는 구조다.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소속되지 않은 예술인이 제법 많은데 이들은 아무런 혜택과 보호장치 없이 각자도생한다. 이렇게 되다보면 예술판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인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각지대의 신진예술가들을 아무도 쓸어 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나마 있는 울산대 음악과도 폐지하려고 하고 신진예술가가 울산에서 나오기 힘든 구조다. 사회적으로라도 안전장치를 둬야하는데 이들을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인들이 수익창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그는 “성수기에는 아주 좁은 인프라로 행사를 다니는데 여름과 겨울에는 쫄쫄 굶게된다. 수익창출이 안되다보니 투잡, 쓰리잡을 하다보면 콘텐츠가 엉망이 되는 악순환의 구조가 발생한다”며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무료공연을 하게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울산의 문화예술 산업 현주소와 과제는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인들의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부족·인구유출

‘더 스트링스 챔버 오케스트라’ 장현민 총괄감독은 “울산에 오고 싶어도 직장도 없고 연주회도 없어서 못오는 친구들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창단, 영입했다”고 밝혔다.

울주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로 있으면서 창작활동에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창작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두 번째는 어려운 음악을 하더라도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의 상주단체에 대한 존중과 모든 스탭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한 우수한 단원들의 영입 등이 어우러져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시의 문화예술 분야 환경에 대해 “예술단체에 대한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울산이 제조업 중심의 도시, 비철금속의 도시, 석유화학 중심의 도시이다 보니 시민들이 공연에 대한 관심이 없다. 홍보의 어려움도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면도 있다. 제일 큰 어려움은 문화예술인들이 다 울산을 떠나 서울, 부산 등 큰 도시로 나간다는 것이다. 그 친구들이 다시 울산으로 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하는데 그런게 없다. 비즈니스 뿐 아니라 예술계에서도 인구유출이 크다”고 언급했다.

예산에 대해서는 “지난해까지는 재단에서 문화단체에 대한 지원금이 있었다. 많게는 1천500만원에서 적게는 800만원까지 지원해줬는데 올해는 없다. 상주단체는 그나마 지원을 받지만 상주단체 이외 단체들은 연주활동할 수 있는 재정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선진도시의 평가는 1인당 소득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이 얼만큼 발전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외국에 나가보면 울산이 소득수준은 외국에서도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선진도시에 끼지 않는 이유는 문화향유가 많지 않아서 그렇다. 문화단체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면 좀 더 시민들이 문화 공유를 할 수 있고 나아가 선진도시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울주문화재단에서 예술인 지원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1인 연주자 지원금, 음악뿐만 아니라 연극 등 다양하게 지원한다. 주위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고 그런 것들은 잘 돼있다고 생각한다. 재단들이 독주회 창작지원에서 굉장히 많은 돈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탈울산 예술인을 위한 개선점에 대해 “기성연주자들이 좀 더 예술단체 퀄리티를 높여서 전공생들이 타지역으로 나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돈뿐만 아니라 프라이드를 가질만한 우수한 팀이 많이 생겨나야 울산 출신의 예술가들이 다시 울산으로 모일 것 같다. 그렇게 모이다보면 인구도 미약하게나마 증가될 수도 있고 선순환적으로 예술전공생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강사 초청강의 자주 마련해야

울산디카시인협회 박해경 부회장은 울산시의 문화예술 환경을 바라보며 “울산시는 예를들어 동화를 배운다고 하면 배울만한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 학문을 위해 타 도시까지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1년에 1~2명이라도 좋은 강사진을 초빙해 문학 강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강좌가 있기도 하지만 직장에 다니며 예술을 겸하다 보니 시간이 맞지 않았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 시간에 프로그램이 이뤄진다면 직장 생활하는 예술인들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정 지원 및 지원사업에 대해 “지원사업을 여러 번 활용했던 경험이 있다. 2017년 울산예술지원금 선정 사업, 2018년 예술로 탄탄 지원 사업, 2019년 울산문화재단 예술지원금, 2021년~2022년 울산 지원 선정 사업 등이다. 처음 시작은 울산아동문학회 사무국 공지 알림으로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됐으며, 한번 신청하고 난 후에는 재단에서 알림 문자가 왔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울산시에 “문학인을 초빙, 다양한 문학 강좌를 마련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특색있는 울산만이 할 수 있는 문학 공모전, 일상에서 문학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울산이 됐으면 한다. 문학은 울산시민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창작의 기회가 주어져 문학적 수준 높은 울산이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문학을 할 수 있고, 공간을 다양하게 효율적으로 많이 만들어 줬으면 하는 게 울산 문인의 한 사람으로 바람”이라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문학인으로써 디카시를 추천한다.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해 직접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5행 이하의 시를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다.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해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 디카시는 K-POP과 같이 한류열품을 이끄는 K-문학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본인이 사진을 찍어 창작한다는 점이 매우 뜻깊은 문학이 아닐 수 없으며 생활 문학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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