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들러리’자인하는 건가?
울산시의회,‘들러리’자인하는 건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0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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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이 더 지난 시점에도 일부 지방의회는 아직껏 좌표(座標)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방의회가 주어진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말로 들려 안타까움이 앞선다.

상당수 지방의회는 아직도 ‘보스 정치’ ‘패거리 정치’ ‘들러리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는 구설에 오른다. 이런 현상은 특정 정당 출신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곳일수록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영남 지방의회가 특히 그렇다. 울산의 경우 22석 중 21석을 여당(국민의힘)이 차지한 울산시의회가 그런 눈총의 대표 과녁이 되고 있다. ‘집행부의 시녀’ 노릇에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이 같은 정치행태는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되는 기간일수록 한층 더 두드러진다. 주요 현안,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의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기 일쑤다. 물론 지역구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내려는 조바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주어진 임무마저 도매금으로 내팽개친다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일이다.

‘알아서 기는 짓’은 맛난 먹잇감에 길든 반려동물이 흔히 보여주는 반사적 행동이지 다수 주민의 부름을 받은 품격 있는 지방의원이 취할 자세는 아니다. 그러나 울산시의회는 ‘알아서 기는 의원이 의외로 많다’는 꼬리표를 스스로 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상식론이지만, 지방의원의 책무에는 입법활동(조례 제·개정) 외에 예산안 심사와 행정사무 감사도 있다. 특히 후자의 바탕에는 ‘견제와 비판’의 정신이 뜨겁게 살아 숨 쉬고 있어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한 상임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 첫 일정부터 늦춘 것으로 안다. 이런 모습은 시민들이 보기에 너무 좋지 않다. 집행부의 손짓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마땅히 열어야 할 입을 알아서 다물었다는 소문이 들리는 것 또한 뒷맛이 씁쓸하다. 지방의회는 민의(民意)의 전당이지 거간꾼이 설치는 거래(去來)의 장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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