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인구감소 “청년·여성이 주도”
울산의 인구감소 “청년·여성이 주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3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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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울산본부가 31일 매우 유의미한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2018~2022년 울산의 연평균 인구감소율은 0.95%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고, 이는 청년·여성 인구의 유출에 기인한다는 내용이다.

‘울산 인구감소의 주요 특징 및 대응 방안’이란 보고서 작성은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의 최문정 과장과 안상현 조사역이 맡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인구는 1997년 광역시 승격 당시는 101만명이던 것이 그 뒤로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117만명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인구감소를 뜻하는 ‘인구 순유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잘 알려진 대로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불황에 따른 고용 침체가 주된 원인이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바람에 인구가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2022년의 울산 인구는 111만명으로 내려앉게 된다. ‘목표인구 120만명’이 허망한 꿈으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급속한 인구감소는 주로 다른 지역으로의 인구 순유출에 기인한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은 인구 순유출이 청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심화한 사실을 눈여겨보았다. 구직을 원하는 청년, 특히 여성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간 것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실제로 울산의 인구감소는 고용 여건 악화와 관련이 깊고, 그런 상관관계는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는 조사결과도 이번 보고서에 나와 있다. 보고서를 보면 2000~2022년 울산의 취업자 수와 인구 증감률의 상관계수는 0.62로, 전국 평균 상관계수 0.34보다 현저히 높았다.

특히 울산은 제조업 비중이 큰 산업구조여서 취업 유발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서비스업 성장이 더뎌 청년과 여성 고용에 불리한 환경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수출 실적이 제조업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고용 변동성이 높은 점, 노동의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심화한 점, 정주 여건을 비롯한 도시 인프라가 뒤처진 점도 인구 문제의 악화 요인으로 보았다.

원인이 밝혀졌으면 대안(개선방안)을 찾는 것이 다음 순서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이 인구 순유출과 감소에 대응하는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제조업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청년·여성이 좋아할 질 높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의료·소비·교통·주택을 아우르는 도시 인프라 개선과 서비스업 성장에 관심을 집중하면 청년과 여성의 취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행의 조사분석 능력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울산시가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의 조언과 제언을 바탕으로 인구증가의 모범답안을 시민들 앞에 보란 듯이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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