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관광산업의 연속성, 끊어질 위기
동구 관광산업의 연속성, 끊어질 위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3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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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한 전국의 지자체들이 인구증가 노력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하지만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생활인구를 늘리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생활인구’란 교통·통신의 발달로 이동성과 활동성이 증가하는 생활유형을 반영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포함된 개념이다. 정부는 인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주민등록지를 기준으로 한 ‘거주민’ 중심에서 통근, 통학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그 지역을 주기적으로 찾는 ‘유동인구’까지로 확대했다.

특히 인구감소로 고민하는 지자체들은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생활인구의 유입이 늘어날수록 지역이 활력을 되찾고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생활인구의 확대’에 대한 고민도 절실해졌다.

얼마 전 동구의회 인구증가정책개발연구회는 부산의 생활인구 증가 노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부산 워케이션센터, 영도구 창업지원센터, 해운대구 청년채움공간도 둘러보았다. 그중에서도 워케이션센터는 동구에서도 준비가 한창인 사업인지라 준비 과정과 예산대비 효과 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봤다. 부산역 가까이에 있어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았고, 이곳 지자체는 일과 여행, 관광을 위해 찾아오는 외지인들을 위해 숙박비까지 지원해주고 있었다.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한 울산 동구는 지난해 ‘지방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됐다. 울산지역 구·군 가운데 유일할 뿐 아니라 전국의 광역시급 도시 중에서도 드문 사례다. 조선업 불황 이후 특정 산업에 치중된 경제구조가 문제로 드러나면서 동구는 지난 2014년 무렵부터 관광산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국의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관광산업 육성에 뛰어든 탓에 몇 년간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성과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거둘 수 있었다. 2021년 7월 개장한 동구 최초의 대규모 상업관광시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그 주인공이다. 전국에서 출렁다리가 유행처럼 설치되던 시기여서 기대가 높지 않았지만 이를 뒤집고 개통 440여 일만에 방문객 200만명을 달성하며 동구의 핵심 관광시설로 부상했다.

출렁다리가 있는 대왕암공원은 2022년 입장객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와 울산지역 주요 관광지 가운데 처음으로 ‘입장객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활인구를 늘려 인구감소를 보완할 기회는 채 2년도 안 돼 무너져가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 상반기 대왕암공원의 방문객 순위는 1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2022년을 제외하고 울산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았던 태화강국가정원이 118만명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태화강 십리대숲(39만명), 울산대공원(33만명)이 그 뒤를 이었다. 대왕암공원은 21만명에 그쳤다.

관광 전문가들은 관광시설의 개장 효과를 본 이후 새로운 관광객을 유치할 프로그램과 시설은 연속성이 있어야 효과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신기함이 한 번의 경험으로 채워질 수 있는 출렁다리와 같은 시설의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안타까운 것이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의 지연이다. 이 민간투자사업은 대왕암공원 일원과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인근에 1.5㎞ 길이의 케이블카와 체험시설인 집라인, 정류장 등 부대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처음 계획은 ‘2022년 2월 착공, 올해 3월 준공’이었으나 최근에 확인했더니 ‘내년 1월 착공, 2025년 6월 준공’으로 계획이 2년 넘게 미뤄졌다.

해상케이블카 사업의 지연은 출렁다리로 운 좋게 잡았던 관광산업 성공의 끈이 끊어질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생활인구 증가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기회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그러므로 동구청은, 비록 사업 주체가 울산시와 민간투자사라 할지라도,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동구에서 진행되고 동구가 혜택을 보는 사업에 동구청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박은심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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