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주민투표에서 나타난 민의
울산 북구 주민투표에서 나타난 민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30 2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북구 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공공병원 설립’이라는 주민투표 결과가 나왔다. 이 투표는 ‘제3회 북구주민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주민대회 조직위’)란 단체가 지난 15~24일 북구지역 곳곳에서 실시했다.

앞서 주민대회 조직위가 주민투표의 잣대로 삼은 것은 ‘11개 주민요구안’이었다. 이 요구안 역시 조직위가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물어 선정한 것들이다. 11개 요구안에는 △공공병원 설립 외에 △야간·휴일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폐선부지와 동네마다 맨발 산책로 조성 △청소년 1만원 무제한 이용 버스 도입도 들어가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주민투표에는 2만784명이 참여했고, 5천959명(28.7%)이 ‘공공병원 설립’을 최우선 희망사업으로 손꼽았다.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은 3천211명(15.5%), 폐선부지와 동네마다 맨발 산책로 조성은 1천753명(8.4%)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주민대회 조직위가 이룬 주민요구안 수렴과 주민투표는 ‘주민자치’의 의의를 한껏 살린 실천적 행동이라고 치켜세워주고 싶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보일 실천적 행동이 아닐까 한다.

북구청사 앞에서 가진 30일의 기자회견에서 주최 측(주민대회 조직위)은 구성원이 ‘울산 북구지역 제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라고 밝혔다.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주요 요구안은 울산시와 울산교육청, 북구청이 함께 책임지고, 각 정당과 정치세력은 총선 시기 정책의제로 채택하라”는 요구도 곁들였다.

여기서 물음표를 다는 사람들이 있다. 조직위의 정체성과 향후 실천 의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조직위의 구성원을 ‘북구지역 제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라고 한 표현을 두고 어떤 이는 ‘이념 편향적 정치세력 같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 ‘각 정당과 정치세력은 총선 시기 정책의제로 채택하라’는 요구를 두고는 ‘정치적 선동 냄새가 짙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북구청이 매우 알차 보이는 11가지 정책의제를 선점하지 못하고 정치적 수세에 몰린 것처럼 비치는 것은 보기에도 안 좋고, 또 깊이 반성할 일이다. 그리고 주민대회 조직위는 좀 더 순수한 주민단체의 모습으로 돌아가 ‘총선용 정치 선동’이란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유념해주기를 바란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