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행감, 요구한 자료 만큼 성과 내야
시의회 행감, 요구한 자료 만큼 성과 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2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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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의 꽃’이라 불리는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된다.

행정사무감사란 지방의회가 당해 자치단체의 행정전반에 대해 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회활동과 예결산안 심사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며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 요구할 수 있게 해 행정의 효율성 제고와 주민들의 복리증진을 도모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감은 한 해의 살림살이를 총 점검하고 내년 예산에 반영할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상당수 의원들이 매일같이 출퇴근 시간을 지켜가며 마치 늘공(늘상 공무원)처럼 일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들이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크다.

실제 울산시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천건이 넘는 행감 자료를 울산시와 울산교육청에 요구하며 ‘광폭감사’를 예고했다.

상임위원회 별로 의회운영위 32건, 행정자치위 517건, 환경복지위 524건, 산업건설위 612건, 교육위 330건 등 총 2천15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전체 시의원 수가 22명인데, 전체 요구자료를 나눠보면 의원 1인당 91.6건에 달하는 자료를 요구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주말을 제외하면 실제 행감 기간은 10일 정도에 불과해 예년과 같은 수준인데도, 자료 요구 건수만 계속 늘어나고 있어 집행부에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행정업무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료 요구 증가에 비해 감사의 질적 향상이 함께 이뤄졌다고 보긴 사실상 어렵다.

실제 그동안의 감사 내용을 되짚어보면, 이미 집행부가 제출한 자료에 나와 있는 내용을 반복 질문하거나, 많은 양을 다루다 보니 의원 제각각 ‘우후죽순’ 혹은 ‘단발성’ 지적에 그치는 수준의 감사 형태도 많았다.

이에 따라 짧은 감사기간에 효율적으로 감사를 하려면 의원별로 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파고 들거나, 핵심 현안 테마를 정해서 공동 대응하는 등 깊이 있는 감사를 계획해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행감 요구자료 숫자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의원들 간의 행감에 임하는 자세가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울산시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21명으로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집행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한 울산시의원들은 행감의 기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인별로 자료를 취합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지적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또한, 의원들마다 같은 내용을 지속적으로 집행부를 질타하는 것은 시간 낭비가 될 수 있고 효율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행감의 질적 성숙은 커녕 의원들의 자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개인적인 인지도 향상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행감을 위해선 의원들 간 조율과 팀워크를 통해 효율적인 행감이 돼야 할 것이다. 행감 본연의 의미를 잊지 말고 시민들에게 부여받은 권한으로 울산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정 편의주의와 일방 독주가 없었는지 제대로 살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내년도 예산은 울산의 한해 살림살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예산 편성의 적절성과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예산안을 다뤄야 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놓는 행정사무감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재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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