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 경제 주체들은 내년도 계획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기업은 불확실한 대내외환경 극복,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복지혜택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여건 강화책을 마련한다. 아울러 최고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자원 개발에 더 많은 검토와 준비를 한다. 우량기업일수록 세밀한 업무분장과 직급·직책에 맞는 다양한 직무배치를 한다. 또 개인은 4차산업혁명 시대와 ‘백세시대 인생 3모작’에 대비해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 한편 스펙이 사라지고 직무가 우선시되는 능력 중심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 준비를 한다.

이러한 교육훈련 계획은 그 필요성을 느끼는 수요자는 물론 이를 공급해주는 학교와 훈련기관, 학원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이들 수요자와 공급자의 수급계획은 매년 발간되는 울산인적자원개발원회의 인력 및 훈련 수요공급조사 분석자료를 토대로 마련한다. 이 자료는 지역 노동시장과 산업현장에 부합하는 인력양성체계 구축과 훈련과정 개발 및 인력양성사업 연계·조정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는 데 쓰인다. 또한, 산업계의 인력 및 훈련수요를 파악한 후 기존 훈련공급 현황과 비교해서 지역 내 직업능력 개발사업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이 자료는 종사자가 5인 이상인 지역 52개 업종 약 8천900개사를 모집단으로 하고, 1천 개 사업체를 표본으로 해서 조사한 것이다. 과정별 내용을 보면, 재직자 양성훈련에는 금년도에 1만1천57명, 내년도에 1만1천396명, 내후년도에는 1만1천386명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조사되었다. 산업별로 보면, 내년도에 가장 큰 분야인 사업지원 서비스는 2천736명,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은 2천177명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직종별로 보면 운전·운송직이 2천625명, 제조 연구개발직 및 공학기술직이 2천315명이다. 그렇다면 비중 추정에 의한 방식이긴 하지만 모집단 전체 종사자 25만3천176명의 향상훈련수요가 4.5%로, 한국노동연구원(2019년)의 우리나라 재직자 교육훈련 참여율(대기업 17.8%, 중소기업 5.5%)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등으로 재직자의 교육훈련에 기업이 더 보수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어려울수록 종사자의 인적자원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또 4차산업혁명 신기술·신사업 도입과 관련한 실태조사에서 ‘도입 중’인 업체는 1.7%에 불과해 서울(4.7%), 대구(6.6%), 대전(4.7%), 광주(3.5) 등 다른 광역시보다 낮게 나타났다. ‘도입하겠다’는 분야는 유기·복합소재와 신재생에너지, AI·빅데이터 등으로, 울산의 미래먹거리 발굴 및 투자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기술 관련 교육훈련의 수요는 앞에서 본 향상교육의 수요(4.5%)보다 10.8%포인트 높은 15.3%로 나타나 미래기술 습득을 위한 직원 교육훈련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 자료를 토대로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 공동훈련센터는 내년도에 재직자 대상 향상훈련으로 기계, 재료, 전기, 환경, 정보기술 분야 과정을 집중적으로 개설·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화학 관련 대형사업장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산업안전·보건 분야에 특화된 과정을 마련해 중대재해사고 예방과 사후처리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또 미취업자 대상 양성과정으로 스마트팩토리 기반 생산공정관리원 과정을 개설해 4차산업혁명 기술 중 지역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지능형 생산공장 추진과 이를 지원할 생산공정관리원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울산지역 훈련 공급기관은 2022년 현재 182곳으로, 소재지별로는 남구, 동구, 울주군, 중구 순이다. 유형별 훈련과정 수는 모두 1천822개로, 향상훈련은 사업주 지원금 훈련, 근로자 직업능력 개발훈련, 국가 인적자원 개발 컨소시엄, 지역산업 맞춤형 훈련 순이다. 양성훈련은 실업자계좌제와 국가기간전략업 직종으로 나타났다.

백재효 울산과학대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 사업단 단장·세무회계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