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꿈은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23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5) 달팽이가 코끼리를 옮기다-한미라

“밤새 빌딩을 수십 채 지었다 허물었다 했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혹은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 말이다. 누구나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대부분 일장춘몽, 망상으로 끝나기 일쑤다.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목표이고 이를 이루기 위한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팽이가 코끼리를 옮기다’를 쓴 한미라 씨는 헛되고 황당하며 미덥지 못한 이들에게 바른 꿈이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공유하는 사람이다. 나이와 지위를 가리지 않고 꿈에 관한 필요성을 역설하며 어디든 달려가 그들이 꾸는 꿈을 응원하고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잠재돼있는 의식을 깨우는 일을 하는 이는 물론 그녀가 처음은 아니다. 스스로 밝히고 있지만 ‘끌어당김의 법칙’을 쓴 조셉 머피나 희망 코치, 꿈 설계자로 유명한 사크가 발간한 ‘꿈을 이뤄주는 자기 주문법’에 큰 감명을 받았다. 자신을 ‘드림 사크’라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도 절망에 익숙했던 적이 한두 번 아니었고 그때 겪었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이 그녀를 당당하게 세웠을까? 다름 아닌 ‘꿈’이다. 중요한 점은 꿈은 꾸기만 해서는 아무 성과가 없다는 점이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이지만 어려움이 많다. 태산준령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

꿈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애는 일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Dream’이 매개체라면 ‘드림’이라는 자기희생이 요구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관한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무산되고 만다.

자신은 희생하지 않고 일확천금만 노린다면 비겁한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로또를 사는 이유는 하나다. 돈벼락을 맞아보고 싶어서다. 아주 일차원 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는 완전한 삶을 이룰 수 없다. 아무리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먼저 말한다고 하지만 그것만이 최고는 아니다.

꿈이 추구하는 마지막 목표는 ‘자신을 자신답게 한 후 다 함께’로 나아가야 온전한 결과물이 된다. 설계하는 사람만이 올바른 미래를 취하게 되는 법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투쟁’이 없고서는 만사휴의(萬事休矣)다.

한때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법’이라는 아재 개그가 유행했다. 아주 간단하다. ‘냉장고 문을 연다,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밀어 넣는다. 문을 닫는다. 끝~’. 이런 식이라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불행하게도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렇다면 저자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을 가르치고 있는가? 아니다. 자기 길을 가기도 힘든 달팽이가 어떻게 코끼리를 옮길 수 있는가 말이다. ‘달팽이’ 핵심은 ‘realize’. 즉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알고 난 후 실현하는 조치다.

‘사람은 마음의 셰프(chef)’란 말이 있다.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결정되듯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빛나게 하려면 내가 끌고 온 문제점들을 계속 헤쳐나가는 끈기가 필요하다. 삶을 맛있게, 멋있게 만드는 길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남긴 자서전으로 읽어도 된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겠는가?’ 그녀도 안팎으로 어려운 장애를 넘어야 했고 꿈을 접어야만 할 순간도 있었다. 그렇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비바람을 피할 길이 없다만 좋겠지만 그런 일은 대다수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즉각 반응’하는 일이 먼저다. 나를 움직이지 않고서는 꿈이라는 세상에 나갈 수 없다. 거머쥘 수도 없다. 날마다 자기를 토닥이며 ‘잘하고 있다’를 반복하다 보면 에너지를 얻게 된다. 나를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나다움’을 장착하고 한발 한발 가다 보면 마침내 종착역에 도착한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로 읽으면 안 된다. 그런 종류 책은 도움보다는 ‘나는 안돼’라는 좌절감을 가져오게 하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자신을 믿고 반응하는 순간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당장, 자신이 어디 서 있는지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할 것.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