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럼피스킨병 확산… 市, 대책 서두르길
소 럼피스킨병 확산… 市, 대책 서두르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2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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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국정감사장도 시끌시끌했다. 서해안 벨트인 충남 서산에서 처음 확인된 소 럼피스킨병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이제 경기도, 전북도를 거쳐 경남도까지 남하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소의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23일 오전, 럼피스킨병 확진 농가는 14곳으로 늘었다. 이들 한우농장은 충남 서산·당진, 충북 음성과 경기도 평택·김포에 두루 걸쳐 있다. 의심 신고도 3건이나 있어서 럼피스킨병이 추가될 가능성은 높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럼피스킨병은 바이러스가 옮기는 소의 전신성 피부병이다. 겉으로 보면 소의 피부에 작은 혹들이 솟고 고열과 침 흘림 증상은 구제역과 비슷하다. 다만, 구제역은 소와 돼지, 사람까지 감염되지만 럼피스킨병은 소만 감염된다. 바이러스는 주로 모기 같은 흡혈 곤충이 옮기고, 보통 4일에서 14일, 길게는 28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다음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은 10% 정도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젖소의 우유 생산이 주는 데다 수컷의 생식기 기능 저하, 피부병으로 인한 상품성 저하 피해로 이어져 국내에선 1급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방역 당국은 현재의 발생 추세를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확산세 차단을 위해 ‘위험 지역 48시간 이동중지’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인천도 위험 지역에 포함됐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예방백신 접종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방역 당국은 발생 농장 주변 농가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을 이번 달 말까지 끝내고, 그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다만 백신을 맞더라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3주 남짓 걸려 섣불리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시점, 울산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울산시는 23일 오후까지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정부가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높인 지난 20일, 선제방역 차원에서 도내 가축시장 14곳을 전부 폐쇄토록 한 경남도와는 결이 달라도 많이 달라 보인다.

물론 울산시도 촘촘한 대비책을 이미 세워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치나 발표가 늦으면 그만큼 홍보 효과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적어도 ‘뒷북행정’ 소리만은 듣지 않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속 후련한 대책 발표가 있기를 기대한다. 동물 학대의 종결판인 ‘살처분’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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