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확산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
전국 확산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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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SK텔레콤이 18일 세종시 시설관리공단, 사회적기업(행복커넥트), 협동조합(왕산 두레마을)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그런 움직임의 한 갈래다.

이들 협약기관·업체가 주목한 곳은 세종시에 있는 36만여㎡ 규모의 공원형 장례문화센터 ‘은하수공원’이다. SK그룹이 국토 훼손과 환경 오염을 줄이겠다는 고(故) 최종현 SK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500억원을 들여 꾸민 후 세종시에 기부한 공간이다.

이들은 협약에 따라 은하수공원에서 연간 일회용 컵 11만 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해서 줄어들 탄소량은 소나무 1천370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탄소량(3.2t)과 맞먹는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다회용 컵 순환 시스템’ 도입을 희망하는 추모공원과 장례식장, 병원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런데 전국의 몇몇 선진 지자체들이 장례식장에서 줄이려는 것은 ‘일회용 컵’만이 아니다. 일반 장례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회용 밥그릇, 국그릇, 수저에다 일회용 접시도 있다. 장례식장이 지목된 것은 국내 일회용 접시의 4분의 1이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탓이다.

‘다회용기 지원 사업’을 지난 8월부터 시행한 광주 광산구의 다회용기 사용 범위는 장례식장에 한정되지 않는다. 커피숍과 축제·행사장도 적용 대상이다. 광산구는 다회용기 지원 업소로 뽑힌 광주수완장례식장에 세척 시설까지 지원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에 성공한 지자체라면 경남 김해시가 가장 돋보인다. 김해시는 민간 장례식장과 다회용기 업무협약(2021년 8월)을 맺은 지 7개월 만인 지난해 3월 관내 3개 장례식장(14개 빈소)에서 다회용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현재, 다회용기를 5개 장례식장 23개 빈소에서 사용하는 성과를 얻었다. 다회용기 서비스를 14개 장례식장(56개 빈소)으로 넓힌다는 것이 김해시의 계획이다.

김해시의 성공 사례는 ‘적극 행정’의 덕분이다. 김해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다회용기 사용 장례 건수는 810건, 건당 쓰레기 감소량은 35kg이었다. 일회용품 사용을 28.4톤 분량이나 줄인 셈이다.

또 하나의 본보기로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부터 일회용 종이 그릇과 플라스틱 숟가락, 나무젓가락 대신 일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회용 그릇과 수저, 그리고 종이컵이 아닌 다회용 컵을 내놓는다. 다회용기 세척은 전문업체에, 그릇 관리는 전담 매니저에게 맡기고 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의 성공 열쇠는 상주와 조문객, 지자체와 정부와 정치권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라스틱류 중심의 장례식장 쓰레기를 80%나 줄일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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