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극복 후 기능장 취득… 인간승리
장애극복 후 기능장 취득… 인간승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1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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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선천적 장애나 후천적 장애를 입어 평생 장애인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최근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베이비붐 세대가 무더기로 사회로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생 제2막을 잘 준비하여 멋지게 살아가는 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참으로 본받을 만한 인간승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1960년 영천에서 태어나 직업군인의 꿈을 가지고 있었으나, 평범한 군인으로 전역한 후 1년 넘게 방황하다가 지인의 소개를 받아 HMC에서 약 36년 가까이 근무하고, 2020년에 정년퇴임을 맞이할 수 있었다. 회사생활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허리를 크게 다쳐 2번의 대수술을 받았으며, 피나는 재활훈련을 통하여 그나마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후천적 장애를 얻었지만, 어느 정도 극복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40년 가까이 회사생활을 하고 퇴임하면, “이제는 좀 편안하게 쉬겠다.”는 생각을 먼저 갖는다. 그리곤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귀농이나 귀촌 또는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을 이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철저한 사전계획 없이 현실도피라도 하듯 세운 계획은 1년도 채 안 되어 다시 원상 회귀하는 현상을 주위에서 많이 봐왔다. 그저 추상적이고 동경하던 계획이 아니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이어야 한다.

열심히 회사생활에 최선을 다하면서 입은 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설계하고자 그는 2022년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에너지산업설비과 신재생에너지설비 용접과정에 입학한다. 평생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국가기술자격 취득을 위하여 그동안 놓았던 책을 다시 잡았다. 최첨단 교육시설과 풍부한 현장 경력을 갖춘 훌륭한 교수들, 그리고 자신의 열정이 삼위일체가 되어 에너지관리기능사 자격 취득이라는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자격이라야 운전면허증이 전부인 그에게는 참으로 의미 있는 자격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기능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기능장에 도전하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두꺼운 기능장 책과의 사투를 벌였다. 2022년에 배관기능장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에 응시했으나,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그는 2023년 새해부터 새롭게 각오를 다지면서 지난해 받았던 교육과정에 재입학하여 또다시 도전했으나 재탈락하고 만다. 7전 8기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겨우 2번 탈락했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휴일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훈련과 연습을 되풀이한 결과, 2023년 9월에 배관기능장 시험에 최종 합격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무료하게 지내던 지난 2년을 뒤돌아보면서, “왜 일찍 이런 길을 가지 않았는가?”라고 후회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이르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라도 기능인의 최고봉인 기능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 앞으로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무한 에너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노력 뒤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현재 그는 울산 북구 시설관리공단 오토밸리복지센터 기계실에서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배관기능장 자격을 기반으로 새로운 분야의 기능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자격을 취득하여 공공건물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로 근무하는 것이 소박하지만 그의 마지막 꿈이자 소망이다.

사람은 누구나 현실에 안주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이왕 사는 인생,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새로운 신비의 세계가 펼쳐지리라 확신한다. 필자도 항상 도전의 연속 속에서 살고 있다. 철저한 임장 지도를 통한 내실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면서,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오늘도 새벽길을 달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들이여! 이번 장애 극복 사례가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갈망한다.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에너지산업설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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