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
시대전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0.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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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를 보면 미래시대가 밝지만은 않다. 부의 양극화가 극단적이고 개인의 삶이 사회적 제도에 억눌려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일 것’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속도는 상상을 뛰어 넘는다. 지금 변화의 속도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보면 인공지능(AI)나 기후변화, 인구감소, MZ세대 등 미뤄 알만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키워드들이 가져올 변화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는 전환이다.

세대교체는 586이 386으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주류가 변화하는 것이다.

시대를 뛰어 넘는다는 것은 봉건주의 시대가 민주주의 시대로 전화되는 것처럼 혁명적이다. 시대가 전화되는 것은 앞선 시대의 질서, 가치관, 삶의 방식과 형태 등 본질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는 뜻이다.

일례로 AI가 가져올 시대에서는 인간의 직업의 대상과 역할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높은 인건비, 노동관리, 생산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가 시작됐고, 여기에 ICT가 융합됐다 최근엔 AI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인간의 노동력이 투입되지 않아도 AI가 지시한 자동생산라인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스마트팩토리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이 변화는 무엇을 가져올까? 가깝게는 대량실업과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소용적 측면이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처럼 말이다.

시대전환은 위기이자 기회기도 하다. 위기가 상상하기도 싫은 암울한 미래라면, 기회는 장밋빛 미래다. 장밋빛 미래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지금 미래를 대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시대전환을 이끌 리더십은 지금의 인식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측면이 요구되고 있다.

시대전환의 과도기 중 한 사례로 지난달 타결된 현대자동차 임단협 타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노사는 단협에서 ‘미래 동반성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했다. 노사가 협력해 국내공장 체질개선 방안을 담았다는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협약은 ‘하이퍼캐스팅’ 도입과 고급모델 등 다양한 차종 생산을 위한 ‘다기능 다목적 생산공장’ 추진을 담았다. 노사가 이러한 협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시대전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하이퍼캐스팅은 차체를 거대기계로 찍어내는 것이다. 그동안 기본차체에 로봇이 부속품을 용접했다면, 하이퍼캐스팅은 이러한 과정을 없이 한 번에 필요한 차체를 찍어낸다. 하이퍼캐스팅 방식은 테슬라가 2020년 ‘기가프레스’를 도입해 생산성을 30% 향상 시켰다. 차량 경량화, 전기차 플랫폼 등에 접목해 자동차 생산라인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완전자동화 공장인 ‘스마트팩토리’로 가는 과정이다. 현대차 노사가 모두 이러한 변화를 받아 들이면서 한편으론 출산과 육아복지 지원을 확대하는 복지와 새로운 세대의 구인계획도 합의했다. 이는 ‘웰페어(welfare·복지) 모델과 워크페어(workfare·복지+노동) 모델이 양립하는 새로운 변화다. 시대전환에 따른 인간의 소용적 측면을 보완하는 노사의 공통된 인식이다,

현대차노사의 사례에서 보듯 현재 시대의 전환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시대의 질서, 가치관, 삶의 방식과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새로운 질서, 가치관, 삶의 방식과 형태를 시대전환의 속도에 맞춰 지금 준비해야 한다. 인간의 소용이 장밋빛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개인의 역량이 간여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인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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