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손님 추석맞이 선물‘깨끗한 울산’
외지손님 추석맞이 선물‘깨끗한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9.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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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명절 분위기는 전통시장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추석을 나흘 앞둔 25일은 상설 전통시장인 남구 신정시장도 닷새장이 열린 중구 태화시장도 모처럼 인산인해를 이룬 하루였다.

26일은 규모의 대소를 가리지 않고 상가마다 더한층 북새통을 이룰 전망이다. 울산 시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전통시장 대부분도 그럴 것이다. 특히 올해 추석은 코로나-19의 공포에서 거의 다 벗어난 채 맞이하는 명절이기에 시민들의 구매 욕구는 배가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걱정이 앞서는 일도 있다. 차고 넘칠 명절 쓰레기가 그 중심에 있다. 문제는 그런 걱정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0월 28일부터 장시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5개 구군 소속 환경미화원들도 가정에서 명절을 준비하고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시민 각자가 환경미화원이 될 필요가 있다. 내 집 앞과 골목 정도는 스스로 깨끗이 치우려는 자세를 갖추자는 얘기다.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다.

첫째, 그렇게 하는 것이 한 지붕 가족과 가까운 이웃에 대한 기본 예의이기 때문이다. 둘째, 추석 연휴를 맞아 울산을 찾아올 친지와 여행객 등 외지손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셋째, 자녀가 있는 가정은 자녀들에게 산 교육의 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이다. 평소에도 집 앞이나 골목이 쓰레기장처럼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데 명절 기간이라고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 탓이다. 따지고 보면, 잘못은 모두에게 있을 수 있다. 시민들 가운데는 ‘청결’이나 ‘분리배출’의 개념이 엷은 분이 적지 않고, 지자체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홍보나 계도를 게을리하는 일이 일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길거리에 뒹구는 것은 청소차에 실리지도 못한 자투리 생활 쓰레기가 대부분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 위생관념이나 책임의식, 올바른 시민의식으로 무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없다고 본다.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사회 속으로 빨려들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한 도시의 인상은 길거리나 골목길의 ‘청결’이 좌우한다고 해서 지나친 말은 아니다. 당연한 이치로, 명절을 맞아 모처럼 찾아온 울산의 길거리나 골목길이 깨끗하다면 좋은 기억이 오래 남을 것이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면 그런 기억도 오래 남을 것이다.

도시 청결의 일차적 책임이 지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도 공동의 책임이 있다. 하지만 더 큰 책임은 지자체의 장에게 있다고 본다. 지자체장에게 그런 의식마저 없다면 ‘관광 울산’, ‘생태도시 울산’, ‘다시 찾고 싶은 울산’이란 말을 감히 입 밖에 낼 자격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외지손님에게 드릴 최상급 추석맞이 선물은 ‘깨끗한 울산’이란 사실을 울산시민 누구나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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