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는 항상 옳다
시세는 항상 옳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8.1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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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성어에 간풍사타(看風使舵)라는 말이 있다. ‘바람을 보고 키를 움직인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의 격언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 “시세는 시세에게 물어보아라.”라는 것이 그것이다. 주식시장에 오래 있다 보면 너무나 공감이 가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투자하려는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예측하려고 하는 투자자들과 그 대상인 시장은 번번이 어긋나는 것이 현실이다.

주식시장 일선에 근무하는 필자의 경우도 예외일 수는 없다. 15여년을 주식시장과 씨름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내린 시황 판단과 종목 선정이 맞았을 때가 틀렸을 때보다 훨씬 적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오죽하면 주식투자 격언에 ‘시세는 귀신도 모른다.’고 했을까 싶다. 이처럼 시장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시장을 절대로 이기려 하지 말고 ‘시장은 항상 옳다’라는 순응하는 자세로 시장에 편승하여 거래하면서 시세를 취하려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시장을 보는 관점은 항상 다양하다. 자칭 시장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 긍정적인 관점과 부정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판단하려 한다. 우리는 이들을 긍정론자와 비관론자라고 부른다.

어느 누가 옳은가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누구든 옳을 수도 있고 누구든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기한 것은 장세에 상관없이 통상적으로 시장을 보는 관점이 뚜렷한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을 쉬 바꾸지 않는다. 고집일 수도 있고 아집일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무척이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다.

시장을 늘 좋게 보는 낙관론자들은 하락을 하는 장세 속에서도 자신의 관점을 바꾸지 못해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고 비관론자들은 상승하는 시장에서도 시장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수익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냥 바람 부는 대로 가야 한다.

시장이 하락하면 하락하는 대로 상승을 하면 상승하는 대로 투자를 해야 한다. 시장의 움직임에 거슬리는 투자는 늘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윌리엄 오닐의 저서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에 보면 빨간색 드레스 이야기가 나온다. 주식투자는 사업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전제하며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작은 가게의 운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가게에서는 세 가지 색상의 드레스, 즉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드레스를 팔았는데 빨간색 드레슨 진열하자마자 모두 팔렸고, 초록색은 절반정도가 팔리고 노란색은 한 벌도 팔리지 않았다.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 보면 대답은 제각각이다.

상점 경영을 해 본 노련한 사업가라면 이런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노란색 드레스는 할인하여 팔고 인기 좋은 빨간색 드레스를 더 사와서 판매해야할 것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위의 예처럼 3종류의 주식을 샀다고 하면 상승하는 빨간색의 경우는 끝까지 보유를 하면서 가져가 보는 것이 옳을 것이고 노란색, 초록색은 처분하든가 오히려 빨간색 쪽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더 현명한 투자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는 동결했지만 심리적인 금리는 CD금리처럼 상승 기운이 역력하다. 시장은 이를 반영하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전반적인 주식, 현금비중 조절도 필요하지만 주도주에서 소외된 포트폴리오라면 포트폴리오 전반의 조정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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