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희망을 주는가?
정치가 희망을 주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9.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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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도 아니고 십수 년 전부터 그래 왔지만, 요즘 TV에 비치는 정치인들의 모습에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주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고 정치가 지겹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그래서 요즘은 TV 뉴스 초반에 나오는 정치뉴스는 보지 않고 일반 뉴스나 스포츠 뉴스, 일기예보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정치’를 사전에서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이러한 의미의 정치와는 거리가 한참 먼 것 같다.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을 행사하고 유지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국민을 이용해 자신들의 특권을 누리기에 바쁜 군상들로 보일 뿐이다.

‘국민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여 반사이익을 취하려 하고 있으니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주겠는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는 정치인들의 참모습을 한번 들여다보자. 집권 여당일 때 주장하던 논리를 야당이 되면 예사로 뒤집어 버리고, 야당일 때 반대하고 비판하던 태도를 여당이 되면 다시 바꾸기 일쑤다. 정치인은 철학도 신념도 소신도 없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여야는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해 미래를 위한 정책을 세우고, 서로 토론하고, 권력의 주체가 바뀌더라도 정책을 지속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고 5년짜리 졸속 정책으로 끌고 가다가 정권이 바뀌면 이를 백지화해서 예산만 낭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모두 광우병에 걸릴 것처럼 국민을 선동하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으나 미국산 소고기는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 그때 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미국산 소고기를 안 먹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해 바다에 방류하는 문제를 두고 나라가 시끄럽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안전하다고 하자 우리 정부는 한일 관계 복원이 경제적으로, 안보적으로 유익하다고 판단해 한일 정상 회담도 하고 관계를 회복하려고 한다. 그러나 야당은 반대 집회를 열고 정부를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한다며 비난하기에 바쁘다. 야당이기 때문에 지지층 결집과 표를 생각해서 반대하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런 정치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먼저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유익하도록 정책을 세우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아무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여당도 어렵게 정권교체를 이루었으면 정권교체를 도와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서로 비난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국민도 무조건 여와 야, 진보와 보수로 편을 갈라 지지할 것이 아니다.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유익한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에 헌신할 인물을 선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왕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하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아주 경건하고 품위 있는 삶과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디모데전서 2장 2절, 표준새번역 성경)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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