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282-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8.30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늘 행복을 추구하며 찾아다니는데, 과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은 어디까지일까.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일까. 늘 불행하다고 입으로 떠들고 다니는 이들은 정말 불행한 걸까. 사람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행복의 기준은 다 다르다. 그 다름의 기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고 그 차이를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얼마 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가 있다. 바로 111년 전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바닷속 잔해를 관광하기 위해 심해에 내려간 잠수정이 북대서양에서 실종됐다는 뉴스다. 5명이 탑승한 이 잠수정엔 영국의 억만장자도 있었다. 도대체 세상 부러울 게 없고 부족한 것이 없는 억만장자가 “왜 위험한 심해 잠수정에 탑승했을까?” 이전에 탑승했던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너무 가진 게 많고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기에 하루하루가 지루했을 수도 있다. 늘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갈구했을 수도 있다.

대서양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타닉 선체를 관광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찾던 그들에겐 설렘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매우 위험한 줄 알면서도, 타이타닉 잔해를 관광하는 데 1인당 25만 달러나 지불해도, 꽤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몇 시간 동안 심해 잠수정이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이번 탑승자들이 지난해 사고를 모르고 탔을까. 아마도 그들은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한다는 마음이었을 게다. 탑승자들은 그 많은 돈을 주고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관광을 시작했지만, 결국 모두 사망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사고가 나서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는 행복을 만끽했을지도 모른다.

이 시간에도 기아에 허덕이며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빈민국 어린아이의 현실적 행복은 오늘의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다. 먹을 물이 없어 몇 km나 가서 길어온 물조차, 우리라면 먹을 엄두조차 내지 못할 흙탕물로 버티는 그들. 너무 먹지 못해 뼈만 앙상히 남은 기아들이 넘쳐나는 그곳. 그러나 그들은 오늘 끼니를 해결해줄 음식이 있다면 무한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내일은 또 굶어야 할지 모르기에, 오늘이 너무 행복할 것이다. 오늘 끼니를 해결했다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마음 한켠이 먹먹해진다. 이 또한 행복이다.

반면, 우리의 하루 끼니는 어떠한가. 별다른 생각 없이 먹고 있는 매 끼니뿐만 아니라, 과연 음식에 대해 행복을 느끼는가. 과연 고마운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이렇듯 누군가에겐 무한한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일 뿐이다.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맛있는 게 없다”며 먹을 걸 지천에 두고 투덜거린다. 누군가의 큰 행복이 우리에겐 행복이 아니라 불평으로 다가온다.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의 오늘 한 끼가 누군가에겐 커다란 행복이라니, 이런 게 그들에겐 행복한 불행이 아닐까.

문득,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면서 행복을 찾아 히말라야 등반을 갔던 지인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기억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한없이 설레는 표정으로 그곳으로 향했던 지인의 행복, 이 또한 행복 중 하나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해답은 각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에서, “천국은 여러 개의 답이 있는 곳을 말한다. 반대로 하나밖에 없는 곳, 나는 그런 곳을 지옥이라 부른다.”란 글귀가 기억난다. 그냥 행복하다고 그냥 불행하다고 하지 말고, 내 여건에 맞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보기 바란다. “스스로 얼마나 만족하느냐?”가 진정한 행복의 척도일지도 모른다.

서병일 ㈜코인 대표이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