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검사, 본보기 사례와 개선할 사안
수산물 검사, 본보기 사례와 개선할 사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8.2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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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횟집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느낌이다. 각종 뉴스매체가 앞다투어 내보내는 기사를 접하다 보면 그런 느낌이 안 들 수 없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가 빚어낸 이상 현상이라고나 할까.

이런 희극적 현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횟집 식사’를 보란 듯이 즐기는 지도층 인사들의 ‘수산물 섭취 캠페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 또한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상 열풍을 동반한 이 기현상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다.

유명인들의 ‘언론 의식’ 열기는 29일에도 식을 줄 몰랐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29일에도 현장을 찾았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행사에 일반인 50명을 초청, ‘수산물 안전관리 국민동행 소통마당’을 열고 수산물 방사능 안전관리 현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오 처장은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위해 해수부, 지자체 등과 함께 국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횟집 식사’에 얼굴을 내민 유명인들은 수없이 많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8일 종로구의 한 횟집에서 생선회로 저녁 식사를 했다. 횟집 만찬에는 서울시의사회 대표단 5명과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가 동석했다. 뉴스는 이 자리에서 강 교수가 오 시장의 입맛에 맞는 말로 밥값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명인들의 보여주기식 행보가 국민적 불안을 말끔히 해소해준다는 보장은 아직 없다. 차라리 어민과 상인의 자율에 맡기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조언마저 나오는 판이다.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 민간 차원에서 실시하는 수산물 검사 중 본보기가 될 만한 사례는 적지 않다. 울산시도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예를 들어본다.

식약처는 일본산뿐 아니라 국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속 방사능의 국내 유입에 대비한 조치다. 서울시는 ‘시민 방사능 검사 청구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민이나 서울 소재 시민단체는 누구나 방사능 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인천시는 인천국제수산물타운 내 수산물현장검사소에서 신속검사로 부적합 제품을 가려낸 뒤 유통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대구시 북구 매천동 수산물시장 도매인연합회의 자체대응이다. 직접 방사능 측정기를 사들인 연합회는 방사능 검사를 일본산 가리비를 비롯한 모든 수입수산물을 대상으로 28일부터 매일 실시하고, 측정기 수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를 대충 겉핥기식으로 보아넘길 일은 아니다. 원전 오염수가 한반도 해역으로 스며드는 시기가 수개월 뒤 또는 수년 뒤라고 본다면 지금 이 시점에 실시하는 방사능 검사 대부분은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탓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일본산 횟감의 항생제 검사’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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