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도시철도가 달릴 수 있을까?’ 이 물음에 기획재정부가 답을 내놓았다. 기재부는 23일 김완섭 기재부 2차관 주재로 ‘제4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울산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사업’을 예비 타당성 재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 사업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울산시에 국내 최초로 수소전기트램 노선을 갖춰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추진되면 도심을 따라 남구 태화강역~신복로터리 10.99㎞ 구간에 15개 정거장이 새로 들어선다.
현시점 기준, 총사업비만 3천297억원에 이르고, 그 재원은 국비 60%, 지방비 40% 비율로 마련된다. 절차가 순조로우면 2026년 착공해 2029년 개통될 예정이다. 한참 먼 훗날 얘기 같아도 지나놓고 보면, 6년이 언제 훌쩍 지나갔느냐는 느낌이 앞설지도 모른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2020년 12월 말 울산시가 기재부에 타당성 재조사를 신청한 지 2년 8개월 만에 성사된 일이니 안 그랬겠는가. 더욱이 김 시장은 울산시민의 염원이 담긴 이 해묵은 숙원 사업이 빛을 볼 수 있도록 그동안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중앙정부 청사도 줄기차게 찾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시장은 그동안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놓았다. “시정을 맡으면서 트램 사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대규모 예산 투입에 따른 재정 부담, 트램 도입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 울산의 도로 여건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타당성 재조사 심의를 앞두고 제가 직접 정책성 평가를 발표하면서 평가위원들을 설득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성민 국회의원(울산 중구)도 이날 벅찬 감회를 보도자료에 담았다. 박 의원은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물밑 접촉해 설득 작업을 벌인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 기쁘다”며 “1호선 타당성 통과가 2호선 사업에도 긍정 효과를 가져오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트램 도입의 기대효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트램은 현재 운행 중인 ‘동해선 광역전철’과 앞으로 완공될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를 잇게 돼 울산에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시대가 열리게 됐다. 트램과 버스 노선이 간선·지선 체계로 환승이 되면서 울산 곳곳을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하게 될 것이다.”
기재부가 밝힌 대로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은 △교통약자의 접근성 향상과 △교통혼잡비용의 절감 △수소경제의 선도 △탄소중립의 실현이란 희망의 나무를 울산시민들에게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암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라’는 경구를 가슴 깊이 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