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정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피서지 정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8.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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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자락이 보이는 피서철을 보내기 아쉬운 듯 전국 유명 피서지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피서객들의 발걸음이고 그 뒤끝에 남는 것은 짙은 유감이다. 이 유감이 눈에 아른거리는 온갖 쓰레기 더미 때문은 아닐까.

이 시점에 ‘유종(有終)의 미(美)’를 생각해본다. 어떻게 하면 깨끗한 백사장과 맑은 계곡의 첫인상을 되살릴 수 있을까 하고…. 그러나 한계가 있다. ‘피서지 정화’는 기계나 장비가 속속들이 해낼 수는 없다. 마지막에는 사람의 손이 가야 비로소 청결(淸潔), 청정(淸淨)의 느낌을 되찾을 수 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피서지 주민들이 자원봉사의 대열에 기꺼이 동참했다. 6호 태풍 ‘카눈’ 때 몰려든 해양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지난 18일 동구 주민 350명이 소매를 걷어붙인 것이다. 그 속에는 김종훈 동구청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동구 지역 15개 자원봉사단체 소속 회원들은 이날 일산해수욕장 일대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쓰레기를 치우고 또 치웠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에는 해양쓰레기가 특히 많았다고 들린다. 어찌 보면 늦은 감이 있다. 좀 더 일찍 서둘렀다면 상쾌한 느낌을 더 많은 피서객에게 줄 수 있었을 거란 생각 때문이다. 오는 25일 열릴 ‘조선해양축제’를 의식한 정화 활동이란 지적이 그래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해양쓰레기 문제는 일본에서도 대단한 골칫거리다. 지난 18일 원광대에서 ‘제23회 한국 강의 날 대회’ 행사의 하나로 열린 ‘한·일 하천 쓰레기 정책 포럼’에서 일본 측 발제자인 이토 히로코 ‘전국하천쓰레기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일본 해양쓰레기의 주범은 대부분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플라스틱류”라며 한·일 환경단체가 서로 하천 쓰레기 문제로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화장실 갈 때와 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수치스러운 말이 더는 입길에 오르내리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버리는 이와 줍는 이가 따로 존재하는 사회만큼 후진적인 사회도 없는 탓이다.

아울러 동구청의 일산해수욕장 정화 활동이 ‘조선해양축제’만을 겨냥한 일회성 퍼포먼스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몽돌 바닷가와 같은 비지정 해수욕장 언저리와 계곡 일대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정화 활동이 똑같은 무게감으로 펼쳐지길 기대한다. 이 문제는 진하해수욕장과 더 많은 계곡을 끼고 있는 울주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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