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Exit Strategy)
출구전략(Exit Strategy)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8.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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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부쩍 언론에서 ‘출구전략’이란 말이 자주 언급된다. 출구전략이란 경기 침체기에 경기회복을 위해 시중에 풀어놓았던 돈 즉 유동성을 거두어들인다는 의미이다.

즉 경기 침체기 때 비정상적으로 풀었던 돈을 금리인상을 통해 중앙은행이 다시 회수한다는 의미이다.

작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전대미문의 도미노식 경기침체에 빠졌을 때 각국정부는 경기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풀었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돈을 시중에 풀면서 동시에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실시했다. 이러한 정책효과로 글로벌 경기는 최근 들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불어 금융시장도 이에 부응하여 올해 3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그러면서 근래에 들어 와 경기회복이 가시화 되면 작년에 무제한 방출된 유동성은 물가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제조치의 일환으로 금리인상을 통해 지나치게 풀려있는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경제당국자는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낮은 실업률, 물가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하고자 한다. 그러기에 경제당국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경제의 입장에서 우리의 출구전략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가 ? 최근 이와 관련된 기사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경제정책은 세계적인 흐름과 보조를 맞추다 보니 미국이나 다른 여러 나라들의 금융정책 변화에 눈치를 볼 때가 많다. 주로 미국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국의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대감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미국 경기 회복에 성급한 낙관적 기대감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0.5%, 5월까지 1.0%로 각각 올릴 것이라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어떠한 싸인도 없지만 저축은행을 선두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은행권을 비롯한 전 금융권으로 전염이 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은 너무 앞서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금리선물시장의 이러한 동향은 지난 달 22일 버냉키 FRB의장의 의회 증언과는 전혀 상반되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당시 미국 경제는 여전히 금이 갈 수 있는 상태에 있으며 따라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러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버냉키 의장의 견해와 반대로 금리인상에 대해 베팅을 지속하게 된다면 이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금리인상의 근거가 되고 있는 물가부문은 휘발유가격인상에 기인한 부분이 크고 또한 부동산 주택 시장은 거래는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주택가격 자체가 정상수준으로 상승,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는 그 어디에도 없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 가지라 볼 수 있다. 경기 측면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다지만 섣부른 금리인상은 자칫 ‘더블딥’이라는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적어도 금리인상 관련하여 각국의 경제당국자들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즉 잘못된 금리인상이 가져온 헤이세이 불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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