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중, 헌혈 100회!
도전 중, 헌혈 100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7.26 2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혈 100회는 필자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평생을 간호사와 간호대학 교수로 살아오면서 누구보다 헌혈에 적극적이었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온 한 사람이다. 헌혈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자발적 선의의 행동이기에 헌혈할 수 있다는 것을 늘 감사히 여겼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헌혈자 수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를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했다. 특히, 의료현장에서 혈액이 차지하는 중요도는 매우 높은데도 혈액이 부족해지면 의료기관과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직접 발생하게 되고, 당장 수혈이 필요한 응급환자는 수술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헌혈 건수가 줄어든 만큼 적십자의 혈액 일일 보유량에 경고등이 켜졌다. 적정 보유량 기준은 5.0일이고, 그 미만이면 ‘관심’, 3.0일 미만이면 ‘주의’, 2.0일 미만이면 ‘경계’, 1.0일 미만이면 ‘심각’으로 단계를 구분한다. 6월까지 월평균 혈액 적정보유량은 5월, 6월을 제외하면 1~4월 모두 5.0 미만인 ‘관심’ 단계였다. 원활한 헌혈 수급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고, SNS, TV 등의 매체를 통해 헌혈 동참을 독려하는 홍보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필자 또한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헌혈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제8대 울산광역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후 헌혈 장려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연구해왔다. 개원 1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울산광역시 헌혈 권장 조례」를 개정·발의해 헌혈자에 대한 지원, 헌혈 장소 설치·관리, 헌혈 관련 홍보 확대 등 제도를 보완했다. 헌혈하려는 시민, 헌혈을 잘 모르는 시민이 모두 헌혈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고귀한 생명나눔을 실천하는 헌혈자에게는 격려와 칭찬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단순히 봉사시간만 채우는 것이 아닌, 조건 없이 생명을 나누고 사랑을 표현하는 ‘생명나눔’의 선한 파급력을 알리고 싶었다.

이제는 헌혈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더한층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인공혈액이 아직 개발 단계여서 혈액을 대체할 물질이 없고, 장기간 보관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적정한 혈액 보유량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이고 헌혈이 필요하다. 또 변화하는 사회 패러다임에 맞춰 헌혈 장려 정책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주변 헌혈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쁜 현대사회 속에 동시에 여러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 헌혈만을 위해 헌혈 장소에 가는 것보다 개인 업무를 처리하면서 헌혈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동안 세차를 맡기고,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것처럼 관공서 등에서 볼일을 보고 관공서에 설치된 헌혈 장소에서 헌혈을 하고, 영화관을 이용하면서 헌혈을 하는 등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7, 8월에는 혈액 부족이 더 심각해진다. 전체 헌혈자 가운데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학생들의 방학을 하면 헌혈자 수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비해서 청소년 헌혈 참여 캠페인과 같은 홍보 활동도 꼭 필요하다.

우리는 언제든 수혈받을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수혈을 나와 상관없는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헌혈이 나와 가족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것만 기적이 아닙니다. 1회 10분, 단 400cc의 혈액으로 3명의 생명을 구하는 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기적입니다.”라는 헌혈 동참 캠페인 문구처럼, 울산시민이 헌혈을 통해 고귀한 기적을 만들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 필자 또한 헌혈 100회의 버킷리스트 달성을 목표로 기적을 몸소 체험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손명희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