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시설 확충·홍보 ‘결실’… 상반기에만 76만명 발길
관광시설 확충·홍보 ‘결실’… 상반기에만 76만명 발길
  • 강귀일
  • 승인 2023.07.1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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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수국 정원·고래박물관·고래바다여행선 등 다채
25일부터 개장시간 금~일요일 오후 8시까지 연장
지난달 고래문화마을에서 열린 ‘장생포 수국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76만명이 다녀가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반영했다.
지난달 고래문화마을에서 열린 ‘장생포 수국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76만명이 다녀가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반영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사태가 진정되면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이는 울산 지역 관광산업 발전의 청신호로 분석된다. 이에 장생포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원인과 고래문화특구의 여름철 성수기 대비 상황을 살펴 봤다. <편집자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찾는 관광객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울산시 남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구를 찾은 관광객은 약 132만명이었다. 코로나사태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110만명 정도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76만명이 다녀가 지난해 같은 기간을 훨씬 웃돌았다.

고래문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
고래문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2008년 지정된 이후 계속 지정기간을 연장하며 특구 지위를 유지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운영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 동안 남구는 특구 지역 관광 기반시설 확충사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남구 도시관리공단 이춘실 이사장은 “남구는 장생포 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며 한편으로는 홍보에 행정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간의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지난 14일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코로나사태가 진정될 무렵인 지난해 여름 방영된 드라마가 장생포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고 지난달 열린 수국 페스티벌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진단했다.

이 이사장이 말한 드라마는 자폐 증세가 있지만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신임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은 고래에 관해 해박한 마니아로 매회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번뜩번뜩 고래의 특성에서 찾는 캐릭터였다. 시청자들도 신비한 고래의 생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발걸음이 장생포까지 이어지게 됐다.

◇국내 최고의 수국 명소로 떠오르는 장생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수국 정원에는 약 2만5천 그루의 수국이 심겨져 있다. 지난달 열린 수국 페스티벌에는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모여 들어 공단 관계자들도 놀라게 했다.

수국의 개화기는 6월부터 7월까지이다. 올해 상반기 고래문화마을을 방문한 인원은 약 18만2천명이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1년에 22~3만명이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24만3천명이 다녀갔다. 올해 방문객수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수국은 개화기가 길고 꽃빛깔이 바뀌어 가는 특징이 있어 관광객 유치효과가 크다. 수국철에 수국정원을 찾는 관광객은 여성 비율이 훨씬 높은 것도 특징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 기간 관광객의 80% 정도가 여성이라고 귀띔해줬다.

수국은 여름에 꽃이 피지만 시원한 느낌을 줘 여름 꽃으로 인기가 높다. 남구는 장생포 마을 전체에 수국을 심을 계획까지 세웠다. 내년에는 주민들에게 수국을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남구가 장생포를 국내 최고의 수국 명소로 가꾸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래생태체험관을 부모와 함께 찾은 어린이들.
고래생태체험관을 부모와 함께 찾은 어린이들.

 

◇장생포는 19세기 말부터 1985년까지 한반도 최대의 포경기지

19세기 말 러시아가 장생포에 포경기지를 설치하면서 장생포는 한반도 최대의 포경기지로 성장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장생포 포경기지는 일본이 독점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에는 장생포에 일본인들도 많이 거주했다. 장생포초등학교는 일본인 아동들이 다니던 학교였다. 장생포에는 일본 신사 터도 남아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러일전쟁 때의 울산해전이 잘 알려져 있다. 1904년 가미무라 히코노조 제독이 이끄는 일본해군 함대는 울산 앞바다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함대와 격전을 벌여 대승을 거뒀다. 이 전투의 승리로 일본해군은 동해의 제해권을 확보할 수 있어 러일전쟁을 최종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잘 알려진 해전이다. 장생포는 이때 가미무라함대가 기항했던 항구로도 알려져 있다.

고래바다여행선에 승선하는 관광객들.
고래바다여행선에 승선하는 관광객들.

 

◇장생포 르네상스 꿈꾸는 고래문화특구

장생포 고래박물관의 김덕환 학예연구사는 코로나사태 기간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것이 장생포 홍보에 큰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박물관은 이 기간 각급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교육과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김 학예연구사는 “그때 참가했던 학생들이 장생포를 찾아와 인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도 체험학습을 위해 장생포를 찾는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하루에 20대 정도 된다. 체험학습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주말에 부모와 함께 다시 찾아오는 선순환도 일어나고 있다.

1960년대와 70년대가 고래잡이 전성기였다. 이때 장생포에는 20여척의 포경선이 있었고 주민은 1만명 정도였다.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포경 금지를 결정하면서 장생포에서도 고래잡이가 중단됐다. 거기에 장생포 주변에 공업단지가 조성되기까지 하면서 장생포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 장생포에 거주하는 주민은 3천명 정도다.

그런 장생포가 관광지로 거듭나면서 부흥의 꿈을 갖게 된 것이다.

남구 관광과는 고래문화마을을 비롯해 웨일즈 판타지움, 모노레일, 고래생태체험관, 웰리키즈랜드를 관리하고 있다. 문화체육과는 장생포문화창고, 장생포아트스테이, 창작스튜디오 131, 새미골 문화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 개관한 고래박물관은 포경유물을 수집, 보존, 전시하고 고래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최근에는 해양생태계 관련 교육연구와 체험공간 제공 등을 통해 해양관광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물관 야외에는 포경선도 전시돼 있다.

고래문화마을은 2015년 개장했다. 고래광장과 장생포옛마을이 조성돼 있다. 여기에 수국정원이 꾸며져 있다.

고래박물관에서 고래문화마을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장생포 근린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수국철에는 수국밭 위를 지나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고래 관련 전통문화와 해양생태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앞에는 울산함도 전시돼 있다. 울산함은 우리 해군의 첫 국산 호위함으로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울산함이라는 함명이 부여됐다. 1981년 취역해 2014년까지 우리 바다를 지켰다. 같은 급의 호위함 9척을 총칭 울산급이라고 한다. 지금도 울산급 호위함 2척이 운용되고 있다.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탐사와 연안투어를 할 수 있는 배로 정원이 365명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운항한다.

웰리키즈랜드는 옛 해군부대 건물을 활용해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어린이 놀이시설로 조성돼 있다.

2021년 문을 연 장생포문화창고는 냉동창고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민 시설이다.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공연과 전시는 물론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할 수 있다.

장생포 아트스테이는 여관을 개조해 예술가 레지던시로 활용되고 있는 공간이다. 문학 부문 작가 7명이 입주해 있다.

창작스튜디오 131도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술 부문 3명의 작가가 입주해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새미골문화마당은 주민들의 문화예술 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위해 조성됐다.

‘웨일즈 판타지움’의 야경.
‘웨일즈 판타지움’의 야경.

◇여름철 성수기 시설 개장시간 연장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모든 시설의 개장시간을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이 기간 울산함 외부도 무료공개한다. 사진촬영을 위한 조명도 설치된다. 고래바다여객선은 이 기간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정박돼 있는 배 내부를 무료 공개한다. 토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는 연안투어 운항도 한다.

고래박물관에서는 다음달 25일까지 매주 금요일 8시부터 박물관 벽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영화를 상영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해운대’, ‘국제시장’ 같은 한국영화와 ‘인생은 아름다워’, ‘투모로우‘ 같은 외화가 준비돼 있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는 스마트폰에 ‘내 손안에 장생포앱’을 내려 받아 활용하면 편리하다. 앱은 장소별로 스토리텔링 자료 등을 제공한다. 해피관광카드를 이용하면 남구의 모든 유료관광지를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카드는 고래박물관과 고래문화마을 ‘표 사는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카드는 고래문화마을특구 홈페이지에서도 살 수 있다. 가격은 연령 구분 없이 7천200원이다.

태화강역에서 장생포까지는 관광 수소전기버스(노선번호 808번) 3대가 운행되고 있다. 배차간격은 20분이고 운행거리 10.17km를 25분에 연결한다. 태화강역 6번 정류소에서 탈 수 있다.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태화강역에서 울산항역을 연결하는 울산항선 4.6km 구간에서 현대로템이 제작한 수소전기트램의 종합성능을 검증하는 실주행 실증이 추진된다. 울산시는 이 노선에 고래관광열차를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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