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해결, 관심과 소통에 답이 있다
민원 해결, 관심과 소통에 답이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7.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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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필자는 “송정지구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만들어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고 ‘교통 민원 간담회’를 북구 송정동 주민센터에서 가졌다. 간담회를 굳이 동 주민센터에서 열기로 한 것은 더운 여름철, 주민들이 남구에 있는 시의회 청사까지 직접 찾아오시는 번거로움을 덜어드리기 위해서였다. 사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는 생각은 필자의 정치철학이기도 하다.

이날 주민들과 관계 공무원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의견을 나누고 헤어질 무렵, 주민 한 분이 필자에게 사진 몇 장을 들고 왔다. 사진 속의 장면은 얼핏 보기에도 햇빛 반사로 번쩍거림이 심해 인상을 찌푸려야 할 정도였다. 그 주민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민원의 요지는, 고헌초등학교 창문에서 반사되는 햇빛 때문에 학교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벌써 수년째 불편을 겪고 있으며, 교육청에 여러 차례 민원도 넣어봤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 의원들에게 ‘민원’이란 끝없는 숙제와도 같다. 하나를 해결하기가 무섭게 또 다른 민원이 가을 낙엽처럼 숱하게 쌓여간다. 그러니 팔짱만 끼고 있을 수도 없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드림으로써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해진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도 없다.

간담회가 끝난 뒤 사무실로 돌아와 교육청 관련 부서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문제의 민원이 몇 년째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의견을 묻고 귀담아들었다. 그런 후 지난 4일 고헌초등학교에서 현장 민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송정동 주민과 교육청, 고헌초 관계자가 자리를 같이했다.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다 보면 대개 처음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아파트 입주민들로서는 몇 년째 똑같이 반복되는 빛 반사 현상으로 진절머리가 난 것은 당연할 것이고, 빛을 반사하는 창문과 연결통로 전체에 대한 반사방지 필름 부착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볼 때 필름 부착은 학생이 1천605명이나 되는 대규모 학교의 일조권 침해로 이어지고, 필름 부착에 따른 예산 문제는 또 하나의 걱정거리를 안겨줄 것이다.

그렇다고 서로 입장의 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서서 될 일도 아니다. 소통과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혀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럴 때는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는 관용과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절충안은 간단하다. 전면 설치가 곤란하다면 일단 햇빛 반사가 가장 심한 부분에 먼저 필름 부착을 시도해보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해결점이 어느 정도는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대부분의 고충 민원이 요구-불수용의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여기에 ‘소통과 양보’의 조미료를 조금만 첨가한다면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 이번 간담회로 민원이 다 해결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필름 부착 위치, 업체 선정 등 협의해야 할 것이 많다. 그러나 그러한 해결안을 찾아내는 소통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시작이 반’이란 말처럼, 민원의 절반 이상을 해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비단 민원뿐만이 아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개인적인 문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주변인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통을 해나간다면 해답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의원의 한사람으로서 항상 주민들의 곁에서 관심을 기울이면서 소통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정치락 울산시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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