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 ‘악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274- ‘악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7.05 21: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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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발전으로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가상의 공간인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 등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올리게 됐다. 이때 타인의 글에 대해 댓글을 남기는데, 악의적으로 올리는 글을 ‘악플’, 칭찬과 격려성 글을 ‘선플’이라 한다. 이 가운데 사회문제가 되는 것이 악플이다.

악플러는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맨 등 사회적 공인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한다. 이는 개인의 피해뿐 아니라, ‘카더라’ 식의 막무가내 글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도 일으킨다.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을 올리면 더 관심을 받는다고 생각하여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악플러가 이런 글을 작성하는 배경은 익명성이다.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게재가 가능하므로, 사회규범이나 타인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고 과격하고 선정적인 말을 쏟아낸다. 악플은 스트레스의 배출구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 평범한 글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니, 보다 자극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글을 작성하여 댓글 조회 및 공감 숫자를 통해 인정받고 있다는 쾌감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반사회적 지성을 가진 사람들은 악플의 반응에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

이런 성향의 사람은 대부분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 상대의 단점을 찾아내 공격하고 진실을 왜곡하여 글을 작성하고 퍼 나른다. 특히, 자신보다 뛰어나 보이는 유명 연예인에 대해 공격하고 비난함으로써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사이버상에서 욕설, 험담, 허위 사실 유포, 따돌림 등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현상)’을 만들어 자신이 우월하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최근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다양한 SNS 사용이 확대되면서 일반인도 악플러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어 사회적 심각성이 더하고 있다.

악플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연예 기사의 댓글 기능을 폐지했다. 그러자 악플러들은 연예인 개인 SNS에 직접 악플을 다는 만행을 일삼고 있다. SNS에 올리는 악플들은 실시간으로 소통되기 때문에 통제하기가 더 힘들고 심각하다.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은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이며, 우리 모두의 삶의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익명의 상대를 조롱하고 공격하는 행위는 비겁하고 정당하지 않다.

필자도 얼마 전 개인 페이스북 계정이 뚫려 선정적인 홍보물과 유혹성 짙은 글들이 게시되어, 복구될 때까지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한 바 있다. 한 인간을 파멸로 몰아가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진실 사태 이후 실명제에 대한 제안, 댓글 제한 등 자정을 위한 시도가 있었고, 악플보다는 칭찬과 용기를 주는 선플을 달자는 캠페인도 있었다. 방송인, 연예인, 스포츠맨들이 동참하면서 선플 운동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으나. 더 이상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근본적인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악플 검색을 위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하여 자동삭제하고, 모든 소셜미디어에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자.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혐오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명예 훼손, 스토킹, 괴롭힘 등에 대해선 징벌적 벌금제도를 시행하자.

댓글 검열위원회를 신설하여 징역형에 처할 만큼의 강력한 제제가 없다면, 안타깝고 참담한 죽음의 행렬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악플러에 대해 침묵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더 활동할 수 없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동대응을 하는 성숙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면 좋겠다.

민병수 ㈜엠아이티 대표이사,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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