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흥륜사 서편서 고려시대 공양구 유물 54점 출토
경주 흥륜사 서편서 고려시대 공양구 유물 54점 출토
  • 박대호
  • 승인 2023.07.0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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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금동불상, 향로·촛대 고려시대 불교 공예품 가득 든 철솥 등 대거 쏟아져

경북 경주시와 재)춘추문화재연구원은 경주 흥륜사 서편에서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조사 중 통일신라~고려시대 사찰 관련 건물지와 담장지, 우물 등의 유적과 청동 공양구 등 다양한 유물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흥륜사가 자리한 곳은 사적 ‘경주 흥륜사지(興輪寺址)’로 지정돼 있으나 사찰 주변에서 ‘영묘지사(靈廟之寺)’ 명 기와가 다수 수습돼 학계와 지역에서는 ‘영묘사지’로 보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서 건물의 적심과 담장지 등이 확인된 것으로 봤을 때 유물이 발견된 곳 역시 사역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통일신라~고려시대의 기와, 토기 조각들을 비롯해 청동 공양구 등을 넣은 철솥이 매납된 채 확인됐으며 통일신라 금동여래입상과 추정 ‘영묘사(靈廟寺)’ 명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됐다.

특히 철솥 내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고려시대 청동 공양구와 의식구들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철솥은 지름 약 65cm, 높이 약 62cm의 크기로 외부에 4개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안에는 작은 기와 조각들이 섞여 있는 흙이 30cm 정도 차 있으며 그 아래 청동 향로, 촛대, 금강저 등 고려시대 불교공양구와 의식구 등이 확인됐다.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유물은 모두 54점으로 일부 유물은 부식돼 철솥 바닥부분에 붙어있는 상태라서 정확한 상태가 아직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보존처리 과정에서 더 많은 유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수습한 청동 유물과 철솥 등은 화재나 사고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급히 한곳에 모아 묻어둔 퇴장(退藏)유물로 추정되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고 보다 면밀한 분석을 위해 모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긴급 이관했으며 앞으로 연구소에서 과학적 보존처리와 심화 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청동 유물이 일괄로 출토된 사례는 창녕 말흘리 유적, 군위 인각사지, 서울 도봉서원, 청주 사뇌사지, 경주 망덕사지와 굴불사지 등에서 비슷하게 확인된 바 있지만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그 수량이 월등히 많아 앞으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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