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성 개선 대기환경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일
위해성 개선 대기환경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7.0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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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기가 오염되었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하지만 대기오염을 “대기가 더럽혀진 상태”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WHO에서 정의한 대기오염은 “대기 중에 인위적으로 배출된 오염물질이 한 가지 또는 그 이상 존재하여 오염물질의 양, 농도 및 지속시간이 어떤 지역의 불특정 다수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그 지역에 공중보건상 위해를 끼치고, 인간이나 동식물의 활동에 해를 주어 생활과 재산을 향유할 정당한 권리를 방해받는 상태”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인위적’과 ‘위해’이다. 대기오염이 단순하게 더럽혀진 상태가 아니라 인간과 동·식물의 건강이나 생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거 울산의 대기환경은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 집중된 탓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다. 이에 다양한 배출원 관리와 대기 중 오염물질 측정을 강화함으로써 대기환경을 개선해 왔다. 그 결과 울산의 대기 환경은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오존과 같은 기준성 오염물질의 농도 기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즉 다른 지역에 비해 대기질이 깨끗하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하지만 깨끗하다고 해서 안전한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미세먼지는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가에 따라 독성이 다르다. 예를 들면, 흙먼지와 중금속을 다량 포함한 먼지 중에서는 후자가 독성이 높다. 게다가 대기 중에는 기준성 대기오염물질 외에 수백 가지의 대기오염물질이 존재하고, 이들 중 많은 물질은 독성이 강해 대기 중에 극미량 존재해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들 물질은 인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알지만 대기 중 농도 수준에 따라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부족해 일부 물질을 제외하고 대기환경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지난달 환경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행된 전국 9개 산업단지 주변 지역의 환경오염도 및 주민 건강 영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대상 산업단지는 7개 국가산단, 2개 일반산단 지역이었고, 여기에 울산과 온산 국가산업단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사는 산업단지 주변의 환경오염도와 체내 유해물질 농도, 질환 현황에 대해 이뤄졌다.

조사결과 우리 울산과 포항 등 일부 산단 주변의 대기 중 중금속 및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가 대기환경 기준보다는 낮으나 전국평균보다는 높아 배출시설의 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울산시는 지금까지 건강상 악영향이 큰 물질들을 배출하는 시설들에 대해 시설관리기준을 강화해 오염물질이 덜 배출되도록 유도했고, 대기 중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측정소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실시간 대기오염물질 측정 장비를 차량에 탑재한 이동측정차량을 도입해 배출원을 꾸준히 감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의 조사결과는 우리에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대기오염으로부터 지역 내 시민의 건강을 더 보호하기 위해서는 건강 위해성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기 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대기오염 위해성을 평가하고, 배출원별 대기오염물질을 조사해 물질별 인체 위해성을 고려해 관리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서 관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후 정책 효과를 평가하고 관리 정책을 수정·보완해 추진하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반복해야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위해성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매우 많은 과학적 지식이 요구된다. 먼저 유해 대기오염물질 측정소를 계속 늘려 대기 중 유해 대기오염물질의 농도 수준과 분포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배출원 관리를 위해 배출시설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들의 성분정보들을 확보하는 등 수준 높은 기반연구가 필요하다. 이 밖에 대기화학모델링을 통한 측정자료 보완과 정책 수립 효과를 예측 등의 과학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과학적 지식 축적 수준을 평가하고, 정책 수립에 필요한 연구의 종류와 추진과정 등을 잘 설계하고 이를 추진한다면 우리 울산시의 대기환경은 깨끗하면서도 안전하기까지 할 것이다.

마영일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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