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비(雄飛)하라! 바이오화학산업!
웅비(雄飛)하라! 바이오화학산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7.0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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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상반기가 지나갔다. 반년이 마치 하루처럼 느껴진다.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이 한꺼번에 만발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능소화, 원추리꽃, 홍련이 내 눈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27일에 롯데호텔에서 ‘꽤’ 의미가 큰 포럼이 열렸다. 2015년에 창립되어 벌써 36회째 진행되고 있는 화학네트워크포럼이다. 이번엔 특별히 화학산업의 미래먹거리인 바이오화학산업(이하 바이오산업)을 특화된 주제로 선정하여 함께 진행했다.

울산은 화석연료 기반의 석유화학산업이 가장 큰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친환경, 기후위기, 탄소중립 등의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여 석유화학산업에서 지향하고 있는 신산업 분야가 바로 바이오산업이다. 바이오산업은 레드, 그린, 화이트로 나뉜다. 먼저 질병 예방과 진단, 줄기세포 등 의학 및 약학에 활용되는 레드바이오와 동물용 의약품, 곤충 등 농수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그린바이오가 있다. 이번 주제인 화이트바이오는 옥수수, 목재,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제품을 바이오 기반 소재로 대체하는 산업을 통칭한다.

혹시 여러분은 문수구장에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홍보 부스를 보신 적이 있는가.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쇼핑봉투, 종이컵, 우의 등의 생활편의형 제품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이 제품들은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 울산본부가 국내기술로 개발한 고강도 PBAT 소재를 기반으로 제품화한 것이다. 원료인 바이오매스는 석유가 아닌 나무나 옥수수, 사탕수수 등으로 만드는데, 이렇게 만든 고부가 바이오플라스틱은 친환경 소재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1000㎏의 나무를 바이오화학 처리공정을 거치면 200㎏ 정도의 합성연료를 얻게 된다.

최근 정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에 이어 바이오 부문도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새로 지정해 집중 육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이들 분야에 550조 원 이상의 민간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고 세액공제 등 정부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울산과 화학연은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석유화학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우뚝 선 울산이 미래에도 지속성장하려면, 화학연과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R&D) 역량과 생산기술, 시장 평판 등 다방면의 역량을 두루 갖춰야 해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약 2천6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이 급성장하는 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기술개발과 인재양성 분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면서, 우선 2032년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 4대 국가 첨단전략산업에 총 4조 6천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화학연은 2012년 ‘제6회 울산 화학의 날’에 신화학실용화센터를 개소했고, 그로부터 4년 뒤인 2016년 ‘제10회 울산 화학의 날’에는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문을 열었다. 울산이 유치한 첫 번째 국가연구기관인 화학연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화학 관련 전문연구기관이다. 특히, 화학연 울산본부는 석유화학 고도화, 정밀화학 고부가가치화, 그리고 바이오화학 육성 등 비전 삼각편대를 펼치며 울산과 맞손을 잡았다.

울산은 주력산업 고도화와 미래 신산업 육성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함은 너무나 자명하다. 최근 울산은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2030년까지 총 2천500억 원의 예산을 연차적으로 투자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지역총생산 80조 원, 신규 일자리 15만 명, 기업 유치 및 매출액 100% 증가’라는 목표를 세웠다. 어려울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 기후위기, 탄소중립, ESG 경영,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공급망, 미·중 패권전쟁 등 정신없이 밀려오는 글로벌 환경변화에 잘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 RUPI사업단장, 4차산업혁명 U포럼 위원장,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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