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회복세…외국인 북적이는 동구
조선업 회복세…외국인 북적이는 동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6.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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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표정도 지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조선업 경기는 ‘조선업의 메카’ 울산 동구 거리의 숨통을 막기도 하고 틔우기도 한다.

최근 조선업 경기 회복 조짐이 뚜렷해진 울산 동구에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 상징적 모습을 동구 남진길 ‘꽃바위 외국인 특화 거리’에서 가장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수년 전 조선업 경기 퇴조와 더불어 HD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서 일하던 외국인 기술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곳이다.

그 썰렁하던 거리가 이제 활기찬 다문화의 거리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보도에 따르면, 꽃바위의 열 평 남짓한 한 베트남 음식점에는 지난 주말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손님이 다녀갔다. 이 음식점을 가득 채운 이들은 대부분 가까운 조선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었다. 조선업 경기 회복세가 외국인 고용 증가와 외국인 특화 거리의 호황으로 이어진 셈이다.

외국인 고용 증가는 통계수치로도 확인된다. 동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등록 외국인’ 수는 5천615명으로, 1년 전보다 66%나 늘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3천850여 명이고, 이 가운데 1천300여 명이 지난해 11월 이후 들어온 새내기 일꾼들이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지난 15일 취임 1주년 맞이 동(洞) 주민자치위원장 간담회에서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러면서 주민자치위원장들에게 “지역의 변화와 발전의 중심에서 소통과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청장이 강조한 ‘소통과 역할’이 내국인에게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꽃바위 외국인 특화 거리’의 들뜬 소식은 1년 4개월 전 울산 동구에 첫발을 디딘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동구 정착 1년을 맞은 지난 2월 9일 하피즈, 자리프, 미르자이 씨는 울산에서 새로 뿌리를 내리게 된 아프간 기여자와 그 가족 150여 명을 대표해 현대중공업 이상균 사장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아프간 기여자와 그 가족들에게 일자리, 아파트 할 것 없이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피즈 씨 일행이 이날 찾아간 곳은 현대중공업만이 아니었다. 울산시교육청과 동구청, 동부경찰서, 법무부 울산출입국사무소에도 감사패를 전했고, 울산공동모금회에는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12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따뜻하게 맞아준 지역사회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이처럼 외국인들은 이제 동구와 울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일꾼’들이자 인구 유입·증가의 기여자들이다.

차제에 아프간 기여자들의 성공적 정착을 도와준 주체들이 참으로 다양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그들을 도와주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새내기 외국인 일꾼들과도 공유하도록 하자. 다문화 가족들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도우미이면서 민간 외교사절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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