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나운 일부 기초의회의‘눈치 보기’
볼썽사나운 일부 기초의회의‘눈치 보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6.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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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부 기초의회의 여야 대립이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을 둘러싸고 12일 여야 의원들이 서로 등을 돌린 남구의회가 대표적이다.

울산지역 5개 자치구·군 가운데 중구·동구·북구의회가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이미 채택하고 난 뒤여서 이날 시민적 관심은 남구의회로 쏠려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불채택’이었다. 국민의힘 의원 8명이 민주당 의원 6명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버렸던 것.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들이 13일 “여야를 떠나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도의원 12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1년 4월 20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일본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 반대 결의문’을 떠올리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제주도 야권 6개 정당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벌이는 일본 오염수 반대 운동을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울산 남구의회와 결은 달라도 여야가 맞서는 모양새는 비슷해 보인다. 남구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12일 맞불 기자회견에서 “아직 과학적 검증이 진행 중이어서 입장을 내기는 이르다”며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남구의회 민주당 의원단은 결의안 부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사안까지 중앙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며 여당 의원단을 비판했다.

남구의회 여야의 기세 싸움을 보고 혹자는 ‘따로국밥’ 같다고 평한다. 돌이켜보면 그러한 모습은 ‘동구 노동복지기금 설치·운용 조례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한 동구의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30일 수적으로 우세한 국민의힘 의원 4명은 이 조례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진보당 의원 등 야권 3명은 토론에 참석하고 표결에는 불참했다. 하지만 13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는 이 조례안을 이의 없이 통과시켰다.

일련의 정치적 흐름을 두고 기초의회 안팎에서는 ‘생사여탈권(공천권)을 쥔 지역위원장의 입김’론을 들고나오기도 한다. 사실이라면 이는 풀뿌리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처사로 규정할 수 있다. 기초든 광역이든 지역정치인들은 ‘상급자’가 아닌 ‘유권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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