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방어진하수처리장서도 나온 필로폰
용연·방어진하수처리장서도 나온 필로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6.0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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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가 항만, 대도시를 안 가리고 울산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그것도 3년 내리 검출돼 우려를 키운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신 조사기법으로 밝혀낸 결과여서 마약류의 불법 유통을 뿌리 뽑기 위한 관계 당국의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8일 식약처가 발표한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에 따르면, 마약류의 대표 격인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은 지난 3년간(2020∼2022) 전국 34개 하수처리장에서 한 곳도 빠짐없이 꾸준히 검출됐다. 식약처는 울산의 용연·방어진 하수처리장을 비롯한 전국 34개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한 다음 마약류 잔류 여부를 하수역학 조사기법으로 분석했다.

조사대상 불법 마약류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코카인, LSD, 메타돈, 대마성분 대사체(THC-COOH) 등 7종이었다. 조사 결과 이들 7종 가운데 5종은 한 번이라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분석 결과 △필로폰은 모든 지역에서 사용추정량이 가장 높았고 △엑스터시는 사용추정량이 증가세를 보였으며 △항만·대도시일수록 사용추정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식약처는 ‘하수역학’ 기법에 대해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 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조사기법이라고 밝혔다. 또 이 기법은 수사·단속기관의 적발 외에 실제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호주와 유럽연합 같은 곳에서도 활용 중인 조사기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해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가장 우려할 만한 지역은 국제도시 인천이었다. 인천은 필로폰, 엑스터시, 코카인의 1천명당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이 각각 39.73mg, 7.97mg, 10.70mg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울산이 인천과는 달리 ’불명예 1위‘에 들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여긴다면 이는 오산이다. 항만과 대도시 지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필로폰의 경우 울산은 일일사용추정량이 11.12mg으로 전국평균(21.80mg)을 밑돌았으나 9위권에 들었고, 암페타민은 일일사용추정량이 5.69mg으로 전국평균 (4.22mg)을 웃돌면서 5위권에 들었다. 엑스터시는 그보다 덜한 0.28mg으로 전국평균(2.09mg)을 밑돌면서 14위권에 머물렀다. 울산이 ’마약 청정도시‘가 아니란 사실이 식약처 조사 결과 명백해진 것이다.

어쨌거나 조사대상이 적은 것은 흠이다. 식약처도 이 점을 의식한 듯 “더 많은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연속성 있는 조사와 분석으로 마약 예방과 퇴치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한다. 또 이번 조사 결과를 국내 수사·단속 관계기관에도 제공하고 불법 마약류 예방·교육·재활 정책 수립에도 활용하겠다고 했다. 청소년에게까지 파고들어 심신을 좀먹게 하는 불법 마약류 근절에 온 도시가 나서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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