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70만 다녀갔다는 울산공업축제
나흘간 70만 다녀갔다는 울산공업축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6.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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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열린 울산공업축제에 70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숫자로 밝혀진 울산공업축제의 가시적 성과다.

사실이라면 하루 평균 17만 5천명이 다녀간 셈이니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특히 첫날(6월 1일) 시가행진 때는 빗속에서도 인파가 많이 몰렸다면 참으로 손뼉을 치며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셈법에 섣불리 동의하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한 전문가는 그 이유 몇 가지를 말한다. 첫째, 방문객 산출방식이 전적으로 과학이지는 못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로 주먹구구식이 아닌 과학적 계산방식을 적용했다면 시가 그 증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행사 관계자들의 경쟁심리에서 비롯된 과잉 과시욕이 거품을 불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란 것이다. 솔직히 말해, 김두겸 시장이 35년 만에 되살린 울산공업축제는 ‘울산에는 울산사람이 있다’라는 김 시장의 간절한 염원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시점에, 그것도 대과 없이 마무리된 나흘간의 큰 잔치를 두고, 산하 공무원 누가 ‘내용도 볼품없고 방문객 수도 별것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런 오해나 트집과 담을 쌓으려면 울산시가 과학적 인파 계산방식을 서둘러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장미축제’와 같이 ‘닫힌 공간’에서 열리는 축제는 방문객 집계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매표소에서 표(입장권)를 사 간 인원만 집계해도 비교적 정확한 수치를 계산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열린 공간’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 문제도 같이 해결하는 일에 시가 앞장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일부 지자체에서 뻥튀기하듯 보여주던 ‘거품 인파’도 얼음과자처럼 사르르 녹지 않겠는가. 과잉충성심에 바탕을 둔 ‘거품 계산’은 득(得)보다 실(失)이 많은 법이다. 해당 지자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자칫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울산시를 아끼는 뜻에서 진심 어린 조언 몇 마디를 건네야겠다. 첫째, ‘2024년 울산공업축제’는 내용 면에서 더 세련되고 짜임새가 있기를 바란다. 한가지 예로, 날씨가 찌는 듯 더운데도 음향기기 볼륨을 무한정 키워놓는 방식은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둘째, 구설에 오를 만한 잡음은 싹부터 자르기 바란다. 이미 구설에 오른 잡음 두 가지를 본보기 삼아 인용한다.

한 지역방송은, 시가 공무원들에게 공업축제 개막일에 주민들을 모으도록 지시했고, 축제 전 최종보고회에서는 주민을 많이 모은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도록 하자는 발언도 나왔다고 6일 보도했다. 또 이 방송은, 시가 교육감을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인상을 여러 차례 주어왔고, 공업축제 출정식에도 초대하지 않았으며, 개막식 주요 내빈 12명 명단에도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첫술에 배부르다’는 소리는 참 듣기 힘든 말이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많이 달라질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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