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섬나회’ 행복의 날개 펴다
‘테크노섬나회’ 행복의 날개 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5.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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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층 업그레이드된 챗GP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세계는 기대에 사로잡혔다. 인간이 수백 년간 상상으로만 그리던 미래가 코로나 재앙으로 순식간에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만큼이나 공포도 크다. 챗GPT가 없애버릴 직업만 수백 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직업이 사라지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앉을 수도 있다. 디지털은 가정, 회사, 학교, 쇼핑공간, 공연, 전시, 그리고 일상의 대화까지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그중 대부분은 우리가 꿈꾸던 장밋빛 미래가 아닐 듯하다.

아무리 디지털이 득세하고 챗GPT가 직업을 없애도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특히 사람을 직접 대하는 봉사활동은 더욱 그렇다. 지난 24일 오전부터 북구 진장동에 있는 대활 옥상정원이 갑자기 사람들이 모이면서 북적이기 시작했다. 봉사동아리인 테크노섬나회(섬나=섬김과 나눔)가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회원 및 울산시민 200여명을 초대하여 사회 소외계층 돌봄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아침 일찍 야외 행사장에 도착한 테크노섬나회 운영위원들은 120여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자리 마련과 순대, 족발, 김밥, 스지 오뎅탕, 골뱅이 무침, 피자, 마른안주, 모둠 과일, 해산물 세트, 핸드드립 커피, 허브차 등을 준비하며 손님 맞을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이날 후원의 밤 행사에는 서울에서 달려온 3.14 밴드의 재즈 연주를 비롯하여 김봉수 실용음악학원장의 색소폰 연주, 남미숙 및 이연미의 시낭송, 이경희의 성악, 회원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구성된 작은 음악회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테크노섬나회 김미정(케이연성 대표) 사무총장은 활동보고에서 “작년 동짓날 창립 후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지역의 소외된 어르신들과 돌봄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을 직접 찾아가 많은 노력봉사를 해왔다”면서 “전국에 많은 봉사단체가 있으나, 테크노섬나회는 100명의 회원과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섬김과 나눔을 지향하며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봉사의 정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테크노섬나회는 울산대 산업대학원 테크노CEO 과정을 졸업·재학 중인 회원(정회원)들을 중심으로, 테크노섬나회와 뜻을 함께하는 회원(특별회원)들로 구성된 자율적 봉사단체다. 테크노섬나회는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유대를 강화하고, 울산 공동체에 공헌하며 선한 영향력으로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진정한 리더들 모임이 되고자 작년 12월 22일 87명의 발기인으로 창립했다.

테크노섬나회의 주요 활동계획은 △함월노인복지관에서는 어버이날 효 실천 봉사 및 분기별 밥퍼봉사를 펼치고, 생활이 어렵거나 홀몸이 되신 어르신들의 주거환경 개선 및 음식나눔을 통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드리고 있다. 또한, △햇살지역아동센터에서는 환경이 열악하고 돌봄이 필요한 소외아동들의 마음을 열어줄 ‘마음 백신 프로젝트’에 차량봉사 지원을 하며, 방학 중에는 단체 영화관람 및 맛난 음식과 함께 멘토링을 하고,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꿈 너머 꿈’을 찾는 데 마중물이 되어줄 기업이나 기관 탐방도 병행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지인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별다른 생각 없이 ‘후원의 밤’ 행사에 왔는데 그동안의 테크노섬나회 활동 책자를 보고 깜짝 놀랐고, 갖가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환경의 야외 옥상정원에서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정성이 가득 담긴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테크노섬나회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왔다.”며 소감을 전했다.

중소기업 CEO들이 주축이 된 테크노섬나회는 자신들도 사업을 운영하기 버거운 상황에서 ‘섬김과 나눔, 그리고 베품’을 모토로 활동하는 순수하고 자발적인 봉사동아리다. 앞으로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 개최할 ‘후원의 밤’ 행사는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는 물론, 섬나회가 추구하는 울산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마음을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소망한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 RUPI사업단장, 테크노섬나회 회장,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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