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회복(敎權回復)을 기대하면서
교권회복(敎權回復)을 기대하면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4.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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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가 같다는 뜻이다. 실제로 필자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선생님은 절대 권력자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옛 성현의 말씀을 지키며 선생님을 존경했다.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날로 매년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으며 이날은 세종대왕의 탄신일에서 따왔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해 온 백성에 가르침을 주어 존경받은 것처럼 스승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돌아보는 스승을 대하는 현실이 매우 서글프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사를 ‘스승’으로 보지 않고 단순히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최근 울산시의회 권순용 의원의 서면질문에 대한 울산교육청의 답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울산지역의 교권침해 행위는 2018년 78건, 2019년 80건에서 2020년 36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가지 않는 비대면 수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학교 수업이 정상화하기 시작한 2021년부터 교권 침해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2021년 89건에 이어 2022년에는 117건으로 뛰었다.

학교별로 교권 침해는 중학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권 침해는 각각 2019년 38건과 40건, 2020년 19건과 12건으로 비슷했으나 2021년 66건과 19건, 2022년 80건과 28건 등 대부분 중학교에 집중됐다.

지난 5년간 교권 침해 사례를 보면 학생들이 교사에게 모욕과 명예훼손을 한 사례가 195건으로 가장 많았다. 상해폭행은 32건이었고, 성폭력범죄도 1건 있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10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학교 수업이 정상화하면서 울산지역의 교권침해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학생들의 교권 침해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의 대처는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교권 침해를 예방하고 교원권익 화보를 위해서는 교권 침해 교원을 위한 교원치유지원센터 및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사와 학생이 상호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과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을 되새겨 보면 가정과 교육과 나라는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병들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

근자에 들어서는 사방을 둘러봐도 스승은 없는 세상이 됐다. 옛말에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도 있다.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 준다는 뜻으로 스승과 제자 사이를 말한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사제동행(師弟同行)이란 말도 있다. 스승과 제자가 한마음으로 학문을 배워나감을 말한다. 옛 성현들은 이처럼 사제지간을 친숙함과 자애로움을 어우르는 관계로 여겨왔다. 그렇다면 작금의 시대에서 무너진 사제지간의 관계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모두에게 숙제로 남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스승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예우로 존경받는 스승 상을 확립하고 올바른 교육지평을 이루는 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다시 한번 군사부일체와 충·효·예의 정신이 국민 마음속에 각인되길 소망하며 어린 시절 선생님, 우리 선생님 하며 따르던 정감어린 교권회복을 기대해본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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