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떨어지는 소리
표 떨어지는 소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4.2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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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달 받아든 리얼미터 조사 광역단체장 긍정평가 성적표다. 김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첫 조사기간 8월 긍정평가가 59.8%이라는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이후 줄곧 특·광역시 지자체장 중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김 시장의 긍정평가는 지난해 12월 60.9%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들어 급격한 내리막으로 51.3%까지 빠진 것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다음달엔 50% 지지율도 위태로워 보인다.

여론 전문가들은 김 시장의 이같은 긍정평가 하락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평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을 1순위로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이렇게 분석된다고 김 시장의 평가 하락에 대해 위안을 삼아야 할까.

50% 긍정평가가 간당간당한 이 시점에서 김 시장의 행정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 시장은 취임 후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뚝심행정, 큰 사람, 굵직한 사업 확보, 신바람난 투자, 꿈의 도시 울산 등등 스케일 큰 스타일이 김 시장의 행보다. 추진하는 사업도 세계 최대, 국내 최대를 지향하며 통 큰 정책을 펴고 있다. 울산시민으로서는 김 시장의 큰 행보에 박수를 치고 환영할만 일이다. 그런데 왜, 긍정평가가 하락할까.

긍정평가가 나오는 지지율은 세심함에서 나온다. 큰 정책, 큰 행보가 실제 내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동조하기 어렵다. 정책에 이해가 깊으면 정책의 파급이 울산시의 미래와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생활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당장의 민생고 해결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전기료, 가스값, 기름값, 물가, 고금리, 공공요금이 올라 지갑이 얇아졌다. 장보기가 겁나고 각종 공과금이 올라 절약모드에 들어가 있다. 그런 판에 큰 정책을 편다고 해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김 시장은 예산 집행 방향을 ‘꼭 쓸 때 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기조를 긴축으로 잡았다. 그런데 이율배반적으로 울산시는 지난 1차 추경안까지 더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예산 5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도 긴축이다.

긴축기조는 어려운 시기 울산시가 풀어야할 재정확장을 억제해 직접적인 시민생활을 더 위축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시민생활 민생경제는 모멘텀이 중요하다. 어렵다면 계속 어려워 지고, 경제사정이 좋다면 계속 좋아진다는 뜻이다.

김 시장의 긍정평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물론 윤석열 정부의 지지도와 연계돼 있겠지만, 세심한 민생정책이 부족한 것도 한 이유로 보인다.

최근 김 시장은 공식석상에서 울산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단언했다. 시와 연관성 있는 어린이집 방과후 수업비 지원과 맞물려서다. 한 예지만 사실 이 두 사안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 지원을 바라는 민원이기도 하다. 정부가 내년부터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이나 어린이집 방과후 수업비 지원을 확대한다. 시기만 남았을 뿐이지만 하반기부터 치면 6개월 먼저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다. 앞서 이슈를 선점하고 내년엔 국비로 지원하면 된다. 단발성 예산이 아쉬울까.

시는 4월부터 출산한 임산부 모두에게 차별없이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성과는 ‘효과 만점’이다. 어르신들의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확대했다. 주머니 돈이 생겨 어르신들이 자식 눈치 안보고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면서 어깨를 편다.

시가 잘 한 정책도 보면 ‘포퓰리즘’이다. 그런데 효과가 만점이다. 이는 대상된 시민이 피부에 와닿기 때문이다. 세심함이 표(票)요, 지지율이고, 긍정평가로 이어진다. 김 시장의 긍정평가 하락세를 돌려 세우려면 무엇을 해야할지 시사하고 있다.

정인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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