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중소기업의 ESG 방향
울산중소기업의 ESG 방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4.0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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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꾀하고 있다. ESG란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경영이나 투자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비재무적 요소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ESG는 개별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늠할 정도로 대표적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계와 금융계에 이어 정부도 ESG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는 1972년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인구·환경·자원·식량 등의 문제로 성장이 정체될 위기임을 주장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후 유럽과 유엔을 중심으로 확산했으나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고 유럽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면서 ESG 활동이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도시 울산의 ESG 실태는 어떠한가. 제조도시이자 수출도시인 울산도 최근 세계 경제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함께 나서고 있다. 지난달 19일 S-OIL의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외국계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 비전을 선포한 일, 지난달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현중 효성그룹 회장이 울산을 방문해 지역 ESG 확산에 힘을 보탠 일. 지난해 9월 대한상의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ESG 울산의 미래를 열다’란 주제로 울산포럼이 개최된 일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ESG의 세계화, 지방화 추세에도 산업의 뿌리인 중소기업은 동조화 추진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한 ‘2021년도 중소기업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ESG 경영의 필요성에 공감은 하면서도 비용부담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약 60%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ESG 관점에서 먼저 환경부문을 보자. 기업이 탄소중립 등 친환경적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포장을 종이 포장으로 바꾸고, 냉각수를 재처리하여 보일러나 화장실에 사용하면 어떨까. 이 밖에도 제품의 생산·운송·판매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재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사회부문을 보자. 각종 기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투명하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실행, 공정거래 이행, 취업규칙 적용, 근로계약 준수와 초과근로 관리, 산업재해 예방을 들 수 있다. 특히 대형사업장이 밀집해 있는 울산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면서 이들에 대해 시사하는 바는 더욱 커졌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부문이다. 갑질 예방, 인권침해 근절 등 기업의 윤리적 책임을 위한 것들이다. 윤리경영을 위한 계획 수립과 법규 준수, 정보공개, 인적자원관리를 비롯해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ISO50001 등 각종 국제인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이 정착되고 세계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ESG 경영 도입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역 산업구조상 환경부문은 탄소중립 정책에 취약하고, 모기업과의 수직 관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주도적 실천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친기업 정책 마련과 대기업-협력사의 파트너십, 지자체의 실질적 지원책이 뒤따른다면 중소기업들의 참여는 훨씬 빨라질 것이다.

필자가 재직하는 울산과학대학교에서도 지난해 12월 울산시로부터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유치해 기업의 탄소 배출 저감을 통한 환경경영과 지역의 녹색성장을 견인하고, 기후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도 하고 있다. 또 산학협력사업으로 울산공동훈련센터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ESG 경영도입을 위한 기업 전략‘ 향상과정을 마련하고 ESG 진단 및 평가지표의 설정, 인적·물적·자원에 맞는 체계적 로드맵 설계 등 9개 분야를 교육할 예정이다.

백재효 울산과학대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사업단 단장, 세무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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