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하청노동자 사망 ‘갈등 고조’
조선업 하청노동자 사망 ‘갈등 고조’
  • 정세영
  • 승인 2023.03.2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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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억울함 호소한 하청업체 규탄”

-노조 “사측, 사망원인 규명 자료제공 거부·유족 투쟁 비방”

-사측 “개인질환 명백, 근거 없는 비방… 장송곡 시위 도넘어”

최근 발생한 조선업 하청노동자 사망사고를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과로사 산재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반면 사측은 근거없는 비방과 허위 주장에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28일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가족을 잃은 유족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하청업체 A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날인 지난 27일 A사가 호소문을 통해 고인과 관련한 서류 은폐, 불법 파견 논란을 해명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9일 하청노동자 신모씨가 작업 중 뇌출혈로 쓰러진 지 10일만에 사망했다.

관련해 하청지회를 비롯한 유족들은 과로사를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근무시간표, 급여명세서 등 고인 자료 요구에도 사측이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A사는 정당한 절차 없이 내부자료를 제공할 수 없는 데다 고인의 근무시간은 주당 40시간에 미치지 못해 산재신청 요건에 맞지 않는 개인질환이 명백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해당 자료를 관계기관에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송곡 시위도 논란이다. 하청지회가 수일째 대형 확성기를 통해 장송곡을 틀자 현대중공업 사내 온라인 게시판과 오픈 채팅방 등에 임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직원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며 “그러나 시위를 하더라도 합법적인 선과 민폐를 안 끼치는 선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며칠간 장송곡을 들었더니 한계치에 다다른다”며 “우리나라는 헌법상 행복추구권보다 집회의 권한이 더 강하게 보장받은 것 같다”고 했다.

하청지회는 이날 현대중공업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하청노동자 사망 보상을 촉구했다. 하청지회는 “사측이 사망원인을 규명할 기본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유족 투쟁을 비방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산재 신청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또한 현대중공업 역시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A사는 “사인이 개인질환이 명백함에도 하청지회가 근거없는 비방과 허위 주장을 하고 있는 데다 영세한 협력사에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산재 신청 시 관계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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