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의회 ‘여천천 비전 연구회’를 발족하며
남구의회 ‘여천천 비전 연구회’를 발족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1.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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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말, 우리 남구에 기쁜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지역 맞춤형 통합하천사업에 남구가 준비해 왔던 ‘여천천 도시하천 관광·문화벨트 구축사업’이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평소 여천천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이에 발맞춰 남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소속 초선의원들을 주축으로 「여천천 비전 연구회」라는 남구의회 첫 연구단체를 결성했다. 우리 연구회에서는 집행부에서 이 사업의 선정을 위해 준비하고 구상해 왔던 내용들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선진지 견학 등을 거쳐 그 내용을 정리해 집행부의 통합하천 구축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실제 여천천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역사적 변화를 보여 왔다. 그 첫 번째 역사가 바로 공업화로 인한 필연적인 환경오염이었다. 1960년대 초까지 울산은 인구 8만의 보잘것없는 가난한 농촌이었다. 하지만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공장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급속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지이자 국가발전의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90년대 중반에는 인구 100만의 대규모 공업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 공장과 주민들이 쏟아낸 생활하수와 오수, 폐수가 더해지면서 우리 여천천도 태화강과 함께 죽음의 강으로 전락했고, 사람들은 시궁창으로 변한 여천천을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여천천의 두 번째 역사가 시작되었다. 울산시와 남구청, 그리고 여천천을 사랑하는 지역주민들의 환경 복원 노력으로 여천천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2013년 ‘고향의 강’ 사업 추진으로 여천천에서 오염이 가장 심했던 상류 복개 구간을 걷어내고, 여천천으로 흘러드는 생활하수와 오수를 차단하면서 비점오염원 관리를 꾸준히 지속했다. 여천천이 지금의 도심 속 생태하천이 되어 다시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여천천에는 다양한 물고기와 새들이 돌아왔고, 주위에 멋진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만들어지면서 지금은 많은 사람의 생활 속 여가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직도 큰비가 오면 여천천 주변 일부 저지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의 염려가 매우 큰 상황이다.

그 때문에 이제는 여천천의 세 번째 역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태어난 여천천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전진 기지로서 나라를 부흥시키면서 자신도 오염시킨 바로 그 국가산업단지를 거쳐 동해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우리나라의 성장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여천천은 이제 32만 남구민의 염원을 담아 지역 맞춤형 통합하천으로 거듭나야 한다. 울산시민 특히, 남구민의 삶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관광·문화 벨트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여천천 관광·문화 벨트 구축사업’을 통해 비가 와도 잠기지 않고 맑은 물이 흐르는 도심형 생태하천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발전과 연계된 관광 자원화와 여천천을 통한 구도심의 재생까지 함께 이루어 내야 한다.

남구의회의 의원연구단체인 「여천천 비전 연구회」에서는 이러한 여천천의 역사적 변화의 흐름을 통해 올바른 귀착점을 찾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천천 보행길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심 보행길을 연결하고, 여천천의 하류를 운하로 만들어 남구의 도심에서 태화강을 통해 방어진과 장생포를 방문할 수 있는 뱃길도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다. 태화강역 뒤편의 여천매립지와 삼산매립지 활용방안을 찾아내고, 옛이야기가 숨어있는 돗질산을 어떻게 빛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도 모을 계획이다.

‘여천천 관광·문화 벨트 조성사업’ 선정으로 앞으로 10년간 2천760억이라는 큰 예산이 여천천에 투입된다고 한다. 여천천, 더 나아가 남구의 새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 연구회는 참여 의원들을 비롯한 남구의회 의원들과 관계 전문가,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 남구청과 함께 그 역사를 만들어 가는 데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이지현 울산 남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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