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팎 학업중단 위기 학생 ‘토닥토닥’… 맞춤형 정책 성과
학교 안팎 학업중단 위기 학생 ‘토닥토닥’… 맞춤형 정책 성과
  • 정인준
  • 승인 2023.01.0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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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울산시교육청 학업중단 예방 호성적 비결은
지난해 활약한 꿈키움멘토단. 꿈키움멘터단 활동에 참여한 학생 97%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지난해 활약한 꿈키움멘토단. 꿈키움멘터단 활동에 참여한 학생 97%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지난해 울산시교육청 꿈이룸센터가 울주군 대운산 농원에서 진행한 꿈키움멘토단 농촌·문화 체험활동.
지난해 울산시교육청 꿈이룸센터가 울주군 대운산 농원에서 진행한 꿈키움멘토단 농촌·문화 체험활동.

 

“‘저 아이가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정도 정말 어려웠던 아이인데, 그 아이가 무사히 졸업을 하는 것을 보면 뿌듯한 보람을 느낄 때가 많지요”(웃음)

A중학교에서 위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B교사의 말이다. B교사는 지난해 상·하반기 위클래스를 운영해 30~40명의 학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약 400명으로 10% 정도의 학생들이 위클래스 수업을 들은 셈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수업을 못따라갈 정도로 공부가 어렵거나 친구사이의 갈등, 가정의 문제 등 위기상황은 연속된다. 그럴 때, 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곳이 학교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최고의 학업중단예방율을 달성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성과는 8년 연속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무사히 졸업까지 마칠 수 있도록 한 비결은 무엇일까? 울산시교육청의 학업중단예방 정책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울산시교육청 학업중단율은 0.51%다. 이중 부적응 사유 학업중단율은 0.29%. 이는 각각 전국 평균 학업중단율 0.80%)와 부적응 사유 학업중단율 0.50%보다 낮은 수치이다.

시교육청은 울산 지역 초·중·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과 ‘부적응사유 학업중단율’ 모두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여겨 볼 수치가 부적응 사유 학업중단율이다. ‘부적응사유 학업중단율’은 전체 학업중단 학생 수에서 질병과 해외출국(유예, 면제)으로 인한 학생 수를 제외한 ‘학교 부적응’으로 인한 학업중단 학생 수를 나타내는 비율을 말한다. 쉽게 말해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가기 싫어 학업을 중단한 것’을 나타내는 수치다. 바꿔 말하면 울산지역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천명 중 100명이 학교 부적응… 이 중 3명이 학업중단

울산지역 초·중·고 학생은 약 13만명이다. 이 중 부적응 사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1천명 중 약 3명 정도다.

앞서 소개된 A학교의 사례를 볼 때 약 10% 정도의 학생들이 부적응을 겪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학생들에게 학업의 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하인숙(장학관) 팀장은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이유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가 찾아 온다”며 “이 때 학생들을 가장 잘 아는 학교가 최일선에서 학업중단 예방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교육청의 학업중단 예방 정책은 학교 안 중요하지만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장점”이라며 “지역사회 공동체가 제 역할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최근 3년간 학업중단 학생 수는 2019년 735명, 2020년 455명, 2021년 662명이다. 2021년 학업중단 학생 수가 는 것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학업중단 학생 수가 대폭 감소했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울산지역 학업중단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의 상담과 지원을 담당하는 선생님들과 위탁교육 기관의 헌신을 바탕으로 학교 안팎 학업 중단 위기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사업이 효과를 거둔 것으 분석하고 있다.

학교 내 프로그램은 △학교 내 대안교실(26교) △집중지원학교(특성화고 7교) △학업중단숙려제(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업중단숙려제가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학교 내에서 학업중단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학교가 재미있어 지도록’ 지도하는 게 학업중단숙려제다.

위클래스 운영 사례다. 학생들에게 학과공부는 조금 시키고,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수업과 체험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위클래스에서는 자신의 성취감을 갖게 해주고, 친구들과 동류감도 생겨 관계가 개선되기도 한다.

A중학교 B교사는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묻어난다”며 “어쩔 수 없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학교 밖에서 요리하고 춤 추며 배우는 위탁교육 효과… 학생-학부모 동반 상담프로그램·꿈키움멘토단 만족도 높아

시교육청은 학교만 고집하고 있지 않다. 학교 밖 프로그램으로 △대안교육·진로직업중심·가정형위(Wee) 등 다양한 위탁교육(20기관) 운영 △교육청꿈이룸센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탁(6기관) 운영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기관에서 교육과 상담이 맞춤형으로 이뤄져 학업중단을 예방하고 있다.

예를 들면 3개월에서 6개월 과정으로 위탁교육기관에서 요리를 배우거나 춤도 춘다. 기본적인 교육과정이 실시돼 학교출석이 인정된다. 위탁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때문이다. 이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특히 지난해 시교육청은 ‘행복동행 365프로그램’으로 교직원 1명이 위기학생 1~3명의 멘토가돼 상담과 동행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학생·학부모 동반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가정 환경적 배경으로 인한 학업중단 위기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전문 상담기관에서 상담받으며 학교생활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학생·학부모 동반 상담프로그램을 총 174회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업중단숙려제, 대안교육 위탁교육이 운영되지 않는 취약 시기인 여름방학을 포함해 7월~9월에 학업중단 징후를 예방한다.

학업중단 위기 학생(총36명, 초22명, 중12명, 고2명)과 학부모가 지정된 7개의 상담기관에 방문해 총 174회 상담을 받았으며, 학교적응력, 가족관계, 학업 및 진로, 개인문제 등으로 개인상담 및 가족상담을 받았다.

상담받은 학부모는 “가족이 늘 오해하며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의 마음을 확인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은 “친구 관계로 학교 적응이 어려웠는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돼 더 자신감 있게 학교생활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만족도 조사 결과 상담받은 내용에 대해서 91.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꿈키움멘토단도 크게 활약하고 있다. 학교부적응,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멘토링 활동을 통해 학습과 체험활동, 정서적 지지 제공 등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회복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멘토 단원은 현직 교사, 전문상담사, 상담·진로 전문가, 전문직업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30명이 활동했다.

꿈키움 멘토단은 활동에 참여한 전체 학생 중 97%에 해당하는 학생을 학교로 복귀시켜 학업중단 예방에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시교육청 임채덕(민주시민교육과) 과장은 “울산 학생의 학업중단율이 8년 연속 전국 최저라는 성과는 시교육청과 지역사회 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며 “학업중단은 학생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기 때문에 올해도 위기 학생을 위해 맞춤형 지원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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