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4·5 울산시교육감 보선… ‘무주공산’ 차지 군웅할거 판세
[신년특집]4·5 울산시교육감 보선… ‘무주공산’ 차지 군웅할거 판세
  • 정인준
  • 승인 2023.01.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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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바로 잡자” 진보 “정책 유지” 중도 “화합 도모” 대망론
-진보 단일 후보 무게, 보수·중도 단일화 변수 등 셈법은 복잡
-전국 유일 교육감 보선, 관심 집중땐 투표율 상승 가능성도

계묘년 새해가 열리면서 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제10대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대한 시동이 걸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8일 고(故) 노옥희 교육감이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치러지는 선거다. 때문에 예비 입후보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따라서 준비 없이 맞아야 하는 선거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출마를 준비하는 누구에게는 기회로 또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만 14명선이다. 노 교육감의 유고로 인한 교육수장 공백을 ‘무주공산’으로 여기고 군웅들이 할거 하는 판세다.

군웅할거는 보수진영 인사가 가장 많고, 중도진영이 뒤를 잇고 있다. 노 교육감의 배경인 진보진영에서는 노옥희 교육감의 유지를 이을 2명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는데, 최종적으론 단일후보로 출마가 예상된다. 진보진영은 노옥희 교육의 철학인 ‘울산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맞서는 보수진영은 노 교육감의 별세는 애석 하지만 그동안 왜곡된 울산교육을 바로잡자는 명분이다. 여기에 중도진영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대립적 구도를 화합시켜 새로운 울산교육을 열겠다는 목소리다.

세 진영의 대망론은 그 어느 때보다 색깔이 명료하고 각 진영마다 절박한 심정을 담고 있다. 즉, 지난 5년간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왔던 ‘노옥희 교육’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의 초점이다.

출마 후보자 경력은 대학교수, 전직 교육위원, 교사, 교장 등으로 분류된다. 교육 관련 선거에 출마나 입후보 했던 인사들은 출마의사를 확실시 하고 있고, 새롭게 출마의사를 표명한 인사들은 출마에 무게를 두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교육감 선거 누가 나오나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무순)△김주홍 울산대 명예교수 △박흥수 전 울산시교육청 교육국장 △이성걸 전 울산교총 회장 △오흥일 전 교육위원 △권오영 전 교육위원 △박광일 전 울산폴리텍 학장 △김두석 울산대 명예교수 △윤수현 전 대현고 교장 △김석기 전 교육감 △구광렬 울산대 명예교수 △장평규 울산혁신연구소 대표 △이채홍 전 강북교육장 △조용식 노옥희 교육감 비서실장 △천창수 노옥희 교육감 부군 등 14명이다.

거론되는 인물 중 보수진영은 김주홍, 박흥수, 이성걸, 권오영, 박광일, 윤수현, 김석기, 장평규 씨 등 8명이다.

중도진영은 오흥일, 김두석, 구광렬, 이채홍 등 4명으로 오흥일·김두석씨는 보수진영에, 구광렬·이채홍씨는 진보진영에 가깝다.

이들 인사 중 2일 현재까지 교육감 보궐선거 예비 입후보자 등록을 한 사람은 아직 없다.

다만 직전 선거에서 노옥희 교육감과 1대1 구도로 선거를 치렀던 김주홍 명예교수는 지난달 29일, 그가 언론 등에 기고했던 칼럼 등을 모은 책 ‘김주홍의 오로지 울산교육, 새로운 길’ 출판기념회를 갖고 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또 오흥일 전 시체육회 사무처장도 오는 4일 ‘오흥일의 세상읽기’를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이 역시 선거출마 준비다.

진보진영을 제외한 보수·중도 진영은 노 교육감의 ‘삼우재’가 지났기 때문에 애도기간이 끝났다 보고 이번주부터 예비 입후보자 등록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진영 중 김주홍, 박흥수, 이성걸, 윤수현, 장평규씨 등은 출마의사를 확실시 하고 있다. 권오영, 박광일, 김석기씨 등은 직접 출마나 향후 전개될 보수진영 단일화 테이블에 참여할 의사를 보였다. 권오영 전 교육위원은 교육계 원로로 단일화를 이끌겠다는 포석이고, 김석기 시체육회장은 마지막 봉사를 고민하고 있다.

중도진영에서 오흥일·구광렬씨 등은 노옥희 교육감과 직간접 인연을 갖고 있다. 오흥일 전 처장은 시체육회 업무로 노 교육감과 자주 만나 체육정책을 협의해 왔다. 구광렬 명예교수는 직전 선거에서 노 교육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유지’를 잇는 명분이 있지만, 2018년 선거에서 중도를 표방해 진보진영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새로운 인물인 김두석 명예교수와 이채홍 전 교육장은 태생적 성향은 다르지만 직접 중도를 표방했다. 김 명예교수는 울산대 산학협력 교수 출신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고 전해왔다. 이채홍 전 강북교육장은 “주위의 출마 권유가 빗발치고 있다”며 “아직 울산시 직을 맡고 있어 시와 고려해야할 부분이 있기에 출마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 △정찬모 전 교육위원 △정동주 애국단체 사무국장 △김승석 울산대 명예교수 △권정오(교사) 전 전교조위원 등이 거론됐지만 정찬모(피선거권 미회복)·정동주(자격미달)씨는 출마자격이 안되고, 김승석·권정오씨는 출마를 고사했다.

◇’노옥희 교육’ 이어갈 후보자, 25일 49재 탈상 후 윤곽… 조용식 비서실장과 천창수 부군 중 유력

노옥희 교육을 이어갈 진보진영 예비 후보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진보진영은 노 교육감의 49재 탈상일인 오는 25일이 지나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한 인사는 노옥희 교육감의 부군인 천창수(전 화진중 교사)씨와 조용식(장학관) 비서실장이다.

천창수씨는 현대중공업 해고 노동자 출신의 고등학교 교사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천창수씨는 노옥희 교육감의 외조로 알려져 있지만 평생의 동반자이자 동료로 ‘노옥희 교육’을 함께 공유했다. 노동계에서 신망이 두텁고, 주위에서 결단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1년간 화진중 사회교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명예퇴직했다.

조용식 비서실장은 ‘노옥희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측근에서 함께해 누구보다 그 과정을 정확히 알고 있고, 맥락을 짚고 있다. 초대와 2대 울산전교조 지부장을 노옥희 교육감이 지냈고, 김 실장은 정책실장을 거쳐 제8대 지부장을 역임했다. 교사 경력은 25년여다.

두 인사 모두 현재 상대를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진영 교육계 관계자는 “두 사람 다 노옥희 교육의 유지를 잇는다는 명분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며 “누가 더 ‘무거운 짐을 지겠다’는 결심이 강한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다자구도 되면 보수·중도 ‘필패’ 전망… 투표율도 변수될듯

출마 후보자들이 많은 것은 노 교육감의 유고를 ‘무주공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천창수 부군과 조용식 실장 등 진보진영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셈법으로 보인다. 또 정권이 바뀌면서 교육계의 목소리가 보수교육에 힘이 실리고 있어 분위기나 바람을 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2018년 교육감 선거처럼 다자구도가 되면, 보수와 중도진영은 아직 노옥희 교육의 영향력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필패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노 교육감은 6명의 후보자와 겨뤄 35.55%를 득표해 압도적으로 신승했다.

보수와 진보진영 1대1 구도로 치러진 직전선거에서도 역시 노 교육감의 진보진영은 55.03%를 얻었다. 보수진영은 44.96%로 10%p나 큰 격차를 보였다. 때문에 진보진영의 일정 득표율을 감안한다면 표가 분산되면 필패라는 것이다.

투표율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30% 미만이다. 다만 이번 선거는 전국에서 유일한 교육감 보궐선거로 전국적 관심이 쏠리면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더라도 투표율이 40%는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울산지역 선거인수는 약 94만여명이다. 이중 37만여명이 약 40%다. 선거 전문가는 “통상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진영이,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이 유리하지만 정치색이 배재된 교육감 보궐선거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이번 선거는 선거 연령대 공략과 함께 누가 더 선명성을 가지고 표심을 공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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