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아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해
-247- 아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2.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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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목표했던 16강에 올라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중동에서 날아든 새벽녘 낭보는 일시적으로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과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을 때 국민이 느꼈던 자긍심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역사다. 또 8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던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랐을 때도 국민은 열광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16강 진출은 드라마틱했다. 국제경기에서 고정 메뉴처럼 등장하는 ‘경우의 수’라는 딜레마에 빠졌고, 마지막 3차전 상대가 축구 강국 포르투갈이었기에 “16강 진출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기필코 해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에서 국민은 모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처럼 스포츠가 국민에게 주는 용기와 위로는 대단하다. 과거 박찬호와 박세리는 IMF로 힘겨웠던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김연아, 이상화, 그리고 쇼트트랙 선수들은 우리나라가 비교적 취약한 빙상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 어떠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강한 국민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손흥민과 류현진 선수는 축구와 야구의 본고장인 영국과 미국에서 선두에 섬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우월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런 가운데 우리 청소년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훨씬 커졌다. 심지어 선수 생활을 미래 직업으로 생각하고 매진하는 청소년도 많다. 스포츠 스타들이 세계적으로 거둔 성과를 본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스포츠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는 것은 BTS급 아이돌을 꿈꾸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성공한 선수가 되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다. 축구를 보자.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엘리트 축구선수 가운데서 프로축구 선수가 될 확률은 0.7%에 불과하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국가대표 선수가 될 확률은 0.04%에 불과하고, 월드컵이나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할 확률은 그보다 더 낮다. 성공한 스포츠 선수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필자는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들을 키우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야구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야구부로 이어지고 있다. 야구선수로 성공할 확률 또한 축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아들에게 “야구선수로 성공할 확률이 너무 낮으니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방향을 선회하라”고 권하지 못한다. 현재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행복과 희망이 야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로서 그런 아들을 지원하고 꿈꾸게 하는 것이 큰 기쁨이고 내 역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드시 엘리트 선수가 되고 프로선수가 돼야 할까?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MLB에 진출해야만 할까? 그렇지 않다. 우리 아이들이 시합에 나가 엄마가 응원해주고 칭찬하는 소리를 들으려고 운동장을 한 바퀴라도 더 뛰면서 아등바등 경쟁하는 것.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서 자기 진로를 찾아갈 기회를 더 넓혀주는 것. 우리 아이 중 한두 명은 국가대표가 되고 나머지는 본인이 했던 운동을 취미로 살아가는 것. 이제 앞으로 우리가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내겐 아들이 지금 야구선수로 열심히 뛰고 땀을 흘리며 건강한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운동의 진짜 목적이 아닐까? 한 사람의 인생은 길고, 그 길에서 수많은 갈림길을 만나며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길을 걷든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아들에게 엄마는 해주고 싶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초금향 떡만드는앙드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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