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 울산의 시작은 6시 51분부터
2023년 새해, 울산의 시작은 6시 51분부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2.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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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새해 첫 일출은 오전 7시 31분, 간절곶에서 만나볼 수 있다. 15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오전 7시 31분께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에서 내륙지방 첫해가 떠오를 예정이다.”(울산제일일보. 2022.12.16.). 이처럼 간절곶 새해 일출은 그동안 울산 관광산업에서 효자 노릇을 해 온 게 사실이다.

울산시는 지난 8일 광주·전남지역 여행사 관계자 20여 명을 초청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홍보하는 사전답사여행(팸투어)을 실시했다. 울산의 한 원로 언론인은 “관광 울산은 아직 멀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진정 울산 관광산업 활성화는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다음은 한 지역 언론사에 실린 기사다. “‘한국 관광 100선’에 울산에서는 태화강국가정원(4회)과 영남알프스(4회), 대왕암공원(3회), 장생포 고래문화특구(2회)가 또 선정됐다. 2년에 한 번씩 골라 뽑는 100선 관광명소에 처음 선정된 전국 관광지는 33곳에 이른다. 그러나 울산에는 새로운 관광지가 한 곳도 없다. ‘반구대암각화’를 가지고도 명함을 못 내고 있으니 관광산업 활성화가 헛구호로 들릴 수밖에 없다.”(울산매일. 2022.12.16.)

언제부턴가 울산시는 시의 관광정책이 ‘산업관광’과 ‘생태관광’을 동시에 겨냥한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이래저래 세월만 보내다가 머리만 하얗게 센[歲去人頭白·세거인두백] 꼴이 되고 말았으니 안타깝다.

우리의 보편적인 새해맞이 풍속은 해맞이, 떡국 먹기, 차례와 세배 등 크게 세 가지다. 필자는 이 가운데 해맞이, 떡국 먹기 등 두 가지를 새해맞이 관광객 유치와 연결지어 의견을 적는다.

먼저 새해 해맞이를 ‘떼까마귀 군무체험’과 연계할 것을 제안한다. 필자는 매년 1월 1일 떼까마귀가 삼호대숲 잠자리에서 나와 먹이터를 향해 날아오르는 시각을 13차례나(2010~2022) 조사해서 기록해 왔다. 그 결과 그 평균 시각은 ‘오전 6시 51분경’이었다.

떼까마귀는 부지런함과 건강, 공존과 화합을 상징하는 새다. 또, 신라 시대부터 써온 ‘태화(太和)’라는 이름의 현대적 재해석에 도움을 주는 새다. 매년 정월 초하루 동트기 직전 잠자리를 박차고 나와 시작하는 떼까마귀의 군무 장면을 구경하는 체험이야말로 아주 특별한 새해맞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까마귀를 지혜의 상징 ‘금오(金烏)’라고도 한다. 4만여 마리의 비늘 같은 지혜의 조각들을 관찰하며 사색에 잠기는 순간이야말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더없이 의미 있는 시간대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현장 체험을 지역민부터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다음은 떡국이다. 젊은 세대는 떡국 먹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선입견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생각을 바꿔보자. 예를 들어, 흰 떡가래와 검은 떡가래를 적당하게 섞어 끓인 떡국을 먹어보자. 금오(金烏)와 옥토(玉兎)를 상징하는 해(日)와 달(月)이 함께함으로써 일 년을 지혜롭게 살 수 있다는 의미를 새로 가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울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혜의 떡국’,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상상인가.

관광산업 활성화의 교과서적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독창적 디자인과 창의적 실천 없는 팸투어는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새해에 ‘떼까마귀 맞이’와 ‘지혜의 떡국 먹기’를 울산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삼아 팸투어에도 활용하면 어떻겠는가. 울산사람들이 태화강, 삼호대숲과 철새를 통해 울산의 역사를 이해하듯 외지 관광객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울산을 알리면 어떻겠는가. 겨울철 해 뜰 무렵 삼호대숲의 떼까마귀 군무는 더없이 훌륭한 생태관광자원이다. 그러나 디자인과 창조는 물론 관심조차 없으니, 그것이 안타깝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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