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생명력 / 김혜순
[디카+詩]생명력 / 김혜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2.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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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을 피우던 힘에다

죽을힘을 다해

헤집고 살아남았다

뿌리 혈관을 막던 시멘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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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태어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경쟁에서 이겨야, 한 생명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만이 유독 이러한 생명을 너무 하찮게 여기는 일이 종종 있다.

요즘 뉴스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자식까지 동반 죽음의 길로 나서는 어른들의 일탈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의 부재일지 모른다.

그저 막막한 세상이 원망스럽고 나 자신만이 고통에 있는 듯한 착각으로 어렵게 세상에 태어난 목숨을 쉽게 버리는 행동은 잘못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헬렌 켈러는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져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과 마주하더라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이란 단어로 바꿔 쓸 수 있다. 또한 헬렌 켈러는 ‘세상이 비록 고통으로 가득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는 힘도 가득하다.’라고 역설했다.

어쩌면 불교에서 말하는 여덟까지 고통처럼 태어나면서 우리는 고통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을 보면 소나무가 인도로 설치한 콘크리트를 뚫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김혜순 작가는 이러한 소나무의 생명력을 보고 ‘죽을힘을 다해 헤집고 살아남았다 뿌리 혈관을 막던 시멘트 속’이라고 쓰고 있다.

소나무도 살아남기 위해 역경을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고 잎을 피우던 힘을 뿌리로 내리며 아프지만 이겨내기 위한 무수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앞에서 언급한 헬렌 켈러도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희망을 보았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쉽게 생명을 내려놓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에 앞서 김혜순 작가의 디카시처럼 죽을힘을 다해 살아야 한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살다 보면 어두운 미래지만 송대관의 노래 가사처럼 쨍하고 해 뜰 날이 올 것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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