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수족냉증’은 여성에게 더 냉혹하다
겨울철 불청객 ‘수족냉증’은 여성에게 더 냉혹하다
  • 정세영
  • 승인 2022.12.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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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자생한방병원 오현준 원장
울산자생한방병원 오현준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울산자생한방병원 오현준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파가 불어오는 겨울이면 수족냉증 환자들의 고통은 배가 된다. 평소에도 손발이 차가운 데다 추위로 인해 무감각해지고 저림과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 수족냉증은 여성들의 건강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족냉증과 같은 말초혈관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25만6817명 가운데 60%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자생한방병원 오현준 원장과 함께 여성 수족냉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 생리·출산으로 인해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 악순환… 수족냉증 원인

한방에서는 혈액 등 체액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혈허(血虛)’라고 한다. 여성은 생리와 출산으로 인해 ‘혈허증’을 겪기 쉽다. 여성의 경우 자궁과 난소가 있는 골반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돼야 하는데, 혈허증이 나타나면 혈액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렇게 전신의 혈액이 정체될 경우 장기들이 위치한 복부가 냉해지면서 몸 깊은 곳의 ‘심부체온’이 낮아지는데, 이는 수족냉증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떨어진 심부체온으로 인해 손, 발 등 신체의 말초 부위는 더 차가워지고 외부 기온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겨울철 수족냉증 환자들이 더욱 고생하게 되는 이유다. 또한 폐경기 여성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온 조절에 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안면홍조, 두통, 현기증…권태감 등 심리적 어려움도

수족냉증으로 인한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면홍조, 두통, 현기증, 손발 떨림, 소화불량 같은 신체적 문제가 나타난다. 신체적인 문제가 오래 지속되면 권태감, 긴장감, 압박감 등 심리적인 어려움이 동반되거나 대인기피 증상을 겪기도 한다. 복부와 자궁의 냉기가 생리통, 생리불순, 자궁질환, 불임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방치하는 것은 금물이다.

◇심부체온 일정 유지 중요… 하루 30분 운동 습관 필요해

한방에서는 침, 한약, 뜸을 이용해 수족냉증을 치료한다. 복부의 냉기를 해소할 수 있도록 기혈순환에 중점을 둔다. 구미혈, 중완혈, 단전혈에 침과 뜸을 놓아 기의 흐름을 개선하고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또 기운을 돋우는 한약재를 환자 체질에 맞게 처방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물탕, 가미소요산, 오적산 등이 도움이 된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한데, 수족냉증은 손발만 따뜻하게 해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심부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시 두꺼운 외투만을 입고 다니기 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으면 체온 손실 방지에 용이하며, 목도리, 모자, 귀마개, 마스크, 장갑 등 바깥 공기와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꽉 끼는 사이즈의 옷이나 부츠는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약 40도 정도의 온탕에서 목욕을 해 떨어진 심부체온을 높여준다. 따뜻한 인삼차나 생강차를 즐기는 것도 좋다. 술과 담배는 체온조절 중추 기능을 마비 시키고 혈행을 둔하게 만드므로 요즘처럼 모임이 잦은 연말에는 최대한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하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근육량 증가로 기초대사량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체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경직된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켜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성도 낮춘다. 전신을 사용할 수 있는 달리기, 자전거 등 유산소운동을 추천하며 추운 실외보다는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정리=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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