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감기약 원료를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업체에 공문을 보내 원료를 미리 확보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이번 공문은 정부가 약가 인상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감기약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수급이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중국 품귀 사태’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감기약으로 주로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제조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이 있다”며 “의약품 허가를 받을 때 원료를 어디서 가져오는지도 등록해야 해서 갑자기 수입처를 바꾸긴 어려운 상황이다. 공문이 내려와도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우려했다.
중국이 방역 빗장을 풀면 보따리상들이 한국에서 감기약을 사들여 국내에서 품귀 현상이 앞당겨질 가능성 있다고 지적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감기약 공급 차질의 원인을 업계로만 돌리는 것이 아니냐”며
“생산을 늘리려면 설비를 대대적으로 투자해야 하지만 여전히 약값이 충분히 인상되지 않아 원료 확보만으로는 실질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감기약 부족 문제는 정부 정책과 제약사뿐 아니라 약국에서 약을 미리 사재기하는 등 유통상 문제도 얽혀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내년 초 유행을 대비해 약국에서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실수요보다 수요가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