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이유는 학자금 대출 상환, 과도한 집값, 생활비용 등이다.

여기에다 대기업만 중시하는 사회구조 때문에 최고의 스펙, 일류기업 입사가 아니면 실패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풍토에 압도당하면서 연애를 일종의 사치로 여기는 경향도 있다.

배우자의 선택에도 인성이나 성향보다는 상대방의 스펙을 꼼꼼히 따지는 비즈니스적 결혼관의 보편화되고 결혼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젊은이에게 결혼에 대한 거리감을 주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도 육아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경제적 압박으로 인한 저출산 추세, 워킹맘에 대한 사회적 배려장치의 부재는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나만의 생활을 영위하려는 젊은이들은 결혼이나 출산보다도 자기 삶을 즐기는데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결혼의 필요성은 사라지고 결혼과 육아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결혼과 육아의 부담이 우울증을 유발하고 자살률도 증가시키며, 사회적으로는 만혼 또는 비혼으로 인해 출산율이 감소함에 따라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되어 노인 복지의 책임이 청년 세대에게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과 경향을 우리는 N포세대라 한다. N포세대는 N가지를 포기한 사람들의 세대를 말하는 신조어로 처음에는 삼포세대로 시작되어 ‘N가지를 포기한 세대’로 확장되었다. 삼포세대(三抛世代)는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말하며, 오포세대(五抛世代)는 집과 경력을 포함하여 5가지를 포기한 것을 말한다. 칠포세대(七抛世代)는 여기에 희망/취미와 인간관계까지 7가지를 포기한 것이고 구포세대(九抛世代)는 신체적 건강과 외모를 포함해 9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쯤이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세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N포세대라는 표현이 유희적인 표현이라기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부정적 변화의 근원이며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형국으로 변했다.

물론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힘든 시기를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1997년의 IMF 외환위기로 우리는 엄청난 경제 대공황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청년실업의 장기화, 성장 동력 고갈 및 조로화 현상(명퇴 등)이 심화돼 사회적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잘 이겨냈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지금보다는 그때가 더 좋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때의 힘든 시기를 겪어낸 당시 세대들의 마인드를 배울 필요성이 있다.

기성세대들은 이 시기에도 ‘포기’라는 단어보다는 ‘희망’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장롱 속에 금을 들고나오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텨왔다.

결국 현재 N포세대는 현실 부정보다는 젊은이들의 인식변화 산물로 사회적 불평등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등에 대한 두려움과 불만을 표출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인식에 안주하기보다는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과 실질적 행동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이고 전 국민이 나서서 청년, 실업, 결혼 및 출산 정책에 대한 방향과 대안으로 젊은이들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